[아시안게임] '고독한 간판' 김국영의 눈물…"실력에서 졌습니다"

입력 2018-08-27 00:11  

[아시안게임] '고독한 간판' 김국영의 눈물…"실력에서 졌습니다"
"노력했는데 안 되는 게 너무 속상해…그래도 포기할 수 없어요"



(자카르타=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저도 잘하고 싶어서 노력하는데…. 잘되지 않는 게 가장 힘듭니다."
참고 참았던 눈물이 흘러나왔다. 여러 감정을 담은 눈물이었다.
김국영(27·광주광역시)은 2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주 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100m 결선에서 10초26으로, 8명 중 8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10년 가까이 한국 단거리의 독보적인 간판이었던 그에게는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경기 뒤 믹스트존에서 만난 김국영은 "내가 한국 기록을 깼지만, 그만큼 다른 아시안 선수들도 강해졌다. 솔직히 벅차다"라고 털어놓은 뒤 "10년 가까이 한국 육상 간판으로 뛰면서 힘들었다"고 고개를 숙였다.
순간, 눈물이 흘렀고 김국영은 취재진을 등진 채 어깨를 들썩였다.
"힘들면 인터뷰를 그만해도 된다"는 말에도 김국영은 책임감 있게 "조금만 진정하고 다시 말하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가슴 아픈 고백이 이어졌다.
김국영은 "정말 잘하고 싶어서 열심히 노력한다. 가장 힘든 건, 그런데도 잘되지 않을 때다"라고 말했다.
이날 쑤빙톈(중국)은 9초92의 아시안게임 신기록으로 우승했다. 나이지리아 출신 귀화선수 토신 오구노데(카타르)와 야마가타 료타(일본)가 10초00으로 2, 3위에 올랐다.
18살의 신예 라루 무함마드 조흐리(인도네시아)도 10초20으로 김국영에 앞서 7위에 올랐다.
김국영은 "실력으로 맞서면 쑤빙톈 등에 도저히 상대가 되지 않을 것 같아서 (25일 열린) 예선에 조절을 했다. 나름의 전략을 써서 결선까지는 왔는데, 8명 중 8등을 했다. 나를 감싸는 말은 다 변명이다"라고 자신을 냉정하게 바라봤다.
김국영은 고독하게 한국 남자 100m를 이끌어 왔다. 2010년 6월 7일 10초31로 고 서말구 교수의 기록(10초34)을 경신한 순간부터, 김국영은 한국 육상의 간판으로 활약했다. 그는 총 5차례 한국 기록을 세웠다. 현재 10초07의 한국 기록 보유자이기도 하다.
김국영은 "나까지 포기하면 한국 100m가 무너진다는 책임감으로 살았다. 그런데 여전히 실력이 부족하다"고 자꾸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을 생각이다. 김국영은 "오늘 나는 실력에서 졌다. 하지만 한국 육상 꿈나무들이 보고 있다.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국영의 2018 아시안게임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김국영은 "200m와 400m 계주에서 더 열심히 뛰겠다"고 다짐했다.
jiks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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