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삿포로∼도하∼자카르타로 이어진 한국 야구 대만전 참패사

입력 2018-08-27 00:12  

[아시안게임] 삿포로∼도하∼자카르타로 이어진 한국 야구 대만전 참패사






(자카르타=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여러 말이 필요 없는 참패였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2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야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B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대만에 1-2로 졌다.
대만보다 1개 많은 안타 6개를 쳤지만, 잔루 7개를 남겼다. 김재환(두산 베어스)이 솔로포로 영패를 막았으나 린자위의 투런포 한 방을 끝내 넘지 못했다.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프로 선수들을 망라한 '드림팀'이 결성된 이래 한국은 대만과의 상대 전적에서 19승 10패를 기록했다.
10패 중 3번의 패배는 뼈아픈 역사로 남을 참이다.
시작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2003년 일본 삿포로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였다.
김재박 감독이 이끌던 대표팀은 연장 10회에 대만에 4-5로 패해 결국 아테네행 출전권을 따내지 못했다.
김 감독은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도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지만, 대만에 또 2-4로 패해 굴욕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대만에 지고 일본 실업야구 선수들에게도 무릎 꿇은 대표팀은 큰 의미 없는 동메달로 대회를 마감했다.
12년의 세월이 흘러 대만은 자카르타에서 또 한 번 한국의 발목을 잡았다.
대만은 연막작전으로 선발 투수를 철저히 가린 뒤 한국의 허를 찔러 짜릿한 1점 차 승리를 따냈다.
프로리그의 선수 차출 반대와 해외파 선수들의 불참이 이어져 대만은 실업야구와 일부 프로 선수들로 팀을 꾸렸다.
전력을 극대화하고자 우리보다 훨씬 긴 기간 합숙훈련도 했다.
그런데도 역대 가장 약하다는 평가를 지우진 못했다. 그래서 한국과의 격돌을 앞두고 철저히 함구하는 전략으로 맞섰고 대성공을 거뒀다.
우완 강속구 투수도 아닌 사이드암 우셩펑(합작금고은행)은 특별하지도 않은 제구로 한국 타선을 5이닝 동안 4안타 1점으로 막았다. 김재환에게 내준 우월 솔로 홈런이 옥에 티였다.
이어 나온 좌완 왕쭝하오(대만전력), 마무리 투수 왕정하오(합작금고은행) 역시 위력적인 볼은 없었으나 완급 조절로 우리 타자들의 타이밍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선동열 대표팀 감독은 경기 후 전혀 예상하지 못한 투수가 나와 초반에 고전했고, 득점하지 못해 타자들이 후반에 급해진 것 같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전력을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맞붙을 땐 투수가 타자보다 훨씬 유리하다. 야구가 투수놀음이라고 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승엽(은퇴), 이대호(롯데 자이언츠) 등 결정적인 한 방으로 한국의 승리를 이끌던 국제용 타자가 없는 형편에서 새로운 영웅의 등장이 절실해졌다.
첫 경기에서 대만에 패하면 사실상 탈락과 같았던 2003년 삿포로, 2006년 도하 대회와 달리 이번 아시안게임에선 조 2위로 슈퍼 라운드에 진출해 일본을 꺾으면 다시 대만과 결승에서 격돌할 기회가 생긴다.
설욕하려면 타격 감각부터 찾는 게 우선이다.
cany990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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