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재회하려는 어린이, 망명 신청자도 입국 허용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페루가 사회적 약자에 해당하는 일부 베네수엘라인의 입국을 허용하기로 했다.
26일(현지시간) 엘 코메르시오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페루 정부는 임신부, 70세 이상 노약자, 이미 입국한 부모와 재회하려는 어린이 등 베네수엘라 일부 계층의 입국을 허용하는 행정명령을 전날 발동했다.
이 행정명령은 전날 오전 0시부터 여권을 소지한 베네수엘라인에게만 입국을 허용하는 조치를 단행한 후 취해진 보완책이다.
페루는 앞서 신분증만 소지하면 입국을 허용했지만, 베네수엘라인들이 몰려들자 입국규제를 강화했다.
페루는 망명을 신청하려는 베네수엘라인들의 입국도 일부 허용하고 있다.
수많은 베네수엘라인이 자국의 정치·경제 위기를 피해 페루로 향하는 것은 페루의 경제 상태가 좋아 일자리가 많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는 4년째 이어진 경기불황으로 두 자릿수에 달하는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을 기록해왔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베네수엘라의 물가상승률이 100만%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 수입원이 원유의 국제 거래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미국 등의 경제 제재로 파탄 난 베네수엘라 경제가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보이질 않고 있다.
반면 페루는 내년에 4.7%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남미에서 빠른 속도의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인의 유입이 많아지면서 반이민 정서도 높아지고 있다.
이번 입국규제 강화 조치는 이미 페루에 40만 명의 베네수엘라인이 입국한 가운데 여론의 지지를 받고 있다.
유엔은 최근 들어 매일 4천 명의 베네수엘라 이주자들이 에콰도르, 페루, 콜롬비아, 브라질 등지에 도착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국가들에서는 이주자들의 대량 유입에 따른 범죄 등 사회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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