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 미국 최고의 희극작가로 평가받는 닐 사이먼이 26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향년 91세.
사이먼은 그가 태어난 뉴욕의 뉴욕-펜실베이니아 병원에서 이날 오전 아내와 딸, 손자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폐렴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숨을 거뒀다고 AP,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특히 평생 30편이 넘는 연극과 뮤지컬 작품을 탄생시킨 그는 '희극의 왕'이라는 칭호와 함께 20세기 후반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영향력 있고 흥행에 성공한 작가로 칭송받았다.
'나팔을 불어라'(1961년)로 시작해 '별난 부부'(1965), '공원에서 맨발로'(1963), '선샤인 보이'(1972년), '성조기를 두른 소녀'(1966년), '스위트 채러티'(1969년) 등 수많은 히트작을 낳았고, 상당수의 작품은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1967년에는 그의 작품 가운데 '공원에서 맨발로' 등 4개가 브로드웨이에서 6개월간 함께 공연되는 진풍경을 낳기도 했다.
'별난 부부'와 '공원에서 맨발로'는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차례 공연된 바 있다.
1927년 뉴욕 브롱크스에서 의류 판매원의 아들로 태어난 사이먼은 대공황 시기를 거치면서 자신이 경험한 삶을 바탕으로 중산층 서민 가족의 애환을 작품에 녹여 넣은 작가였다.
사이먼은 '별난 부부'와 '용커즈에서 길을 잃다'(1991년)로 토니상을 받는 등 3개의 토니상과 퓰리처상, 골든글로브상을 받았고 케네디재단이 최고의 촌철살인 풍자를 보여준 작가 마크 트웨인을 기려 만든 마크트웨인 유머상도 받았다.
사이먼의 자전적 희극인 '브라이튼 해변의 추억'으로 연극계에 데뷔, 할리우드에서도 활약 중인 배우 매튜 브로더릭은 "스승과 아버지와도 같은 존재를 잃은 슬픔을 느낀다"고 애도했다.
할리우드의 명배우로 평가받는 로버트 레드퍼드는 "사이먼을 셰익스피어 이후 최고의 극작가라고 평가하는 사람도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레드퍼드는 배우 제인 폰더와 함께 사이먼의 작품 '공원에서 맨발로'의 영화편에 출연해 명성을 얻었다.
뉴욕타임스는 "브로드웨이 코미디와 흥행이라는 말은 지난 수십 년간 그를 대신하는 것이었다"고 평가했다.
사이먼은 평생 5차례 결혼해 3명의 자녀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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