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영향에도 4일간 8만9천 명 참여…지속발전 모색
(춘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2018 춘천국제레저대회'가 4일간 일정을 마치고 27일 오후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춘천국제레저대회는 24일부터 국제 5종목, 국내 9종목 등 14개 종목이 송암스포츠타운 일대에서 펼쳐졌다.
대회를 앞두고 태풍 '솔릭' 영향으로 개막일인 24일 경기 대부분이 취소 또는 연기됐지만, 25일부터 정상적으로 치러졌다.
대회 기간 30개 국가 6천500명의 선수가 참가해 열띤 경기를 펼쳤다.
특히 올해는 연계행사로 국제댄스연맹(IDO) 총회와 댄스월드컵이 함께 열려 축제를 더 풍성하게 했다.
◇ 레저 스타의 짜릿한 묘기 '열전'…이색 레저에 환호
국제종목은 액션스포츠, 인라인 슬라럼, RC 레이싱 챔피언십, 수상스키·웨이크보드 선수권대회, 까롬대회가 열렸다.
국내 종목은 드론레이싱, 스포츠클라이밍, 아이스하키, 인라인스피드, 킹카누 레이스, 다트 챔피언십, 태권무, 바둑대회, 딥워터솔로잉이 펼쳐졌다.
개막 첫날(24일) 태풍 '솔릭' 영향으로 야외 경기와 시민 체험행사가 취소되거나 연기됐지만, 개막행사(25일)인 케이팝(K-POP) 메가콘서트는 1만5천여 명이 찾아 축제 열기를 띄웠다.
아이돌그룹과 유명가수 공연이 실시간으로 유튜브를 통해 방송되자 한때 8천 명이 넘게 접속하는 등 높은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주말(25일)과 휴일(26일)은 종목별 경기장과 체험장마다 인파로 붐볐다.
각 종목에 출전한 선수가 고난도 기술을 선보이자 관람객들은 레저의 묘미에 흠뻑 빠져들었다.
특히 국제종목에 출전한 세계랭킹 선수는 대회 수준을 끌어 올렸다.
RC카레이싱 종목에 세계랭킹 10위인 미국의 라이언 럿츠, 일본 챔피언 와타루 타카시로와 신 아다치, 호주랭킹 상위권 선수가 세계적인 기량을 선보였다.
또 세계적으로 수준 높은 선수들이 참가한 액션스포츠에도 한계를 뛰어넘는 극한의 묘기에 관람객이 환호했다.
올해 첫 선을 보인 종목은 대회 관심을 끌어 올렸다.
올해 처음 선보인 '손 위에서 펼치는 포켓볼' 형식의 까롬대회와 물 위 인공구조물을 등반하는 '딥워터솔로잉'은 이색 레저스포츠로 축제 분위기를 돋구었다.
홍순연 조직위 총괄부장은 "대회를 앞두고 태풍 영향으로 일부 종목이 연기됐지만, 주말부터 대부분 정상적으로 경기가 치러져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었다"며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 레저대회로 이름을 알렸다"고 평가했다.
◇ 대회기간 8만9천명 참여 레저에 '흠뻑'…자원봉사자 숨은 일꾼
조직위원회는 주말과 휴일(25∼26일) 8만2천여 명이 찾는 등 나흘간의 대회 기간 8만9천여 명이 참여한 것으로 최종 집계했다.
경기에 출전한 선수와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의 누적 인원수다.
2016년 6회 대회 당시 관람객수인 11만 명에 미치지 못했지만, 하루 평균 약 3만4천 명이 축제장을 찾은 셈이다.
이중 관람객들을 위한 체험부스와 독스포츠, 상설무대 공연, 레저산업전, 수상물놀이체험에 모두 2만여 명이 찾았다.
호반가요제와 자유공연 등 25가지 관람객 체험행사는 축제를 보다 풍성하게 만들었다.
특히 대회 성공에는 10대 청소년부터 70대 어르신까지 곳곳에서 활동한 90명의 자원봉사자가 큰 힘이 됐다.
이들은 대회기간 외국인 선수단의 통역 업무는 물론 관람객을 안내하는 일까지 궂은 일을 도맡았다.
2012년 제2회 대회부터 자원봉사자를 해온 마무일(77)씨는 올해도 어김없이 행사장을 찾았다.
마씨는 올해 대회에 아내와 함께 관람객 안내를 비롯해 조직위에 영상을 촬영해 제공해 주는 업무를 했다.
그는 "해를 거듭할수록 종목이 다양하게 진행되는 레저대회에 도움이 되고 싶어 매번 참여하고 있다"며 "레저대회가 열리는 춘천이 국내를 넘어 전 세계 이목을 끄는 대회로 거듭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0대 청소년들의 지역에 대한 관심과 열정도 대회를 더욱 빛나게 만들었다.
윤수환(14)군은 "레저대회를 다른 나라 사람들한테 알리고 싶고, 개인적으로 경험을 쌓고 싶어 참여하게 됐다"며 "대회 기간 각 경기장에서 활동했는데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막상 해보니까 재미있고, 기회가 된다면 더 해보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갑용 조직위 사무처장은 "레저대회가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은 처음 열린 2010년 1천768명의 자원봉사자를 시작으로 7회 대회까지 모두 2천780여 명이 힘을 보탰기 때문"이라며 "국내외 손님을 친절하게 맞이한 자원봉사자는 성공개최를 이끈 숨은 일꾼"이라고 말했다.
◇ 문화예술 행사 접목…"종목·시기 변화, 조직개편 시도해야"
이번 대회의 가장 큰 특징은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 접목이다.
개막행사인 케이팝(K-POP) 메가콘서트를 시작으로 행사장 곳곳 상설무대에서 밴드페스티벌과 호반영화제 등이 쉴 틈 없이 이어졌다.
'레저는 삶이다'라는 주제에 걸맞게 독 스포츠, 수상체험 등 가족이 함께하는 프로그램과 다양한 레저 장비를 전시한 레저산업전도 관심을 끌었다.
또 푸드 트럭 등 대부분 지역협동조합이 참여한 것도 다른 축제와 차별화된 특징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레저대회에 매년 반복되는 부족한 체험시설을 비롯해 교통과 주차 불편은 여전히 해결과제라는 지적이다.
특히 지속적인 대회 운영과 많은 시민과 관람객 참여를 끌어들이기 위한 체험 프로그램의 다양화는 시급하게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 남았다.
이같은 문제의 개선을 위해 이날 오후 강원대 국제회의실에서 '레저스포츠산업 육성 전략 포럼'이 열렸다.
황향희 강원대 스포츠과학부 교수는 "레저대회가 열리는 시기에 매년 태풍이나 폭염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앞으로 대회를 9월 중순 주말에 열어 낮에는 대회를 즐기고 밤에는 다양한 축제를 함께 즐기는 체류형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국제종목은 대회 수준을 높이고, 국내대회는 누구나 참여해 즐길 수 있도록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며 "조직위원회의 개편을 통해 레저분야 전문가와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대회가 되어야 비로소 지속적이고, 춘천만의 색깔을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이승구 강원대 관광경영학과 교수가 '춘천지역 관광레저도시 기반 구축방안'을 비롯해 각 분야 전문가와 교수가 레저스포츠 산업의 성공적 육성을 위한 학술적, 이론적 기반을 구축하고 발전시키는 방향을 제시했다.
대회 조직위원장인 이재수 춘천시장은 "춘천은 산과 강, 호소, 문화예술 자원을 활용해 국제적인 레저스포츠 도시로 한 단계 발전시키고 싶다"며 "자연환경을 보존하면서 경제적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레저스포츠는 시민정부가 지향하는 지속 가능한 발전과 부합한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이번 대회를 통해 시민중심의 도시를 만드는 방향과 맞는지를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대회를 이끌지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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