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베트남 기적' 박항서 "조국을 사랑하지만 책임 다할 것"

입력 2018-08-28 01:04   수정 2018-08-29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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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베트남 기적' 박항서 "조국을 사랑하지만 책임 다할 것"
베트남 첫 4강 신화 일구고 한국과 격돌 "김학범 감독과 멋진 경기 하겠다"
"2002년 한국 월드컵 4강 땐 코치, 지금은 감독…이번엔 4강서 멈추지 않겠다"



(브카시[인도네시아]=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베트남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사상 첫 아시안게임 8강에 이어 준결승까지 진출한 박항서 감독은 조국 한국과 결승 길목에서 격돌한 데 대해 만감이 교차하면서도 승부는 승부라며 의지를 다졌다.
박 감독은 27일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브카시의 패트리엇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리아와의 8강전을 마치고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오늘 또 한걸음 딛는 데 성공했다. 베트남 정신으로 무장한 선수들이 자랑스럽고, 여기서 제가 감독을 하고 있다는 게 영광스럽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8강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1-0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아시안게임 첫 8강, 첫 준결승 등 베트남 축구가 연일 새 역사를 써가는 중심에 서 있는 박 감독의 앞엔 공교롭게 조국 한국이 등장했다.
한국은 앞선 8강전에서 우즈베키스탄을 연장전에서 4-3으로 꺾고 4강에 올라 아시안게임 2연패 도전을 이어갔다.


한국과의 대결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박 감독은 미묘한 웃음을 지으며 잠시 대답을 신중하게 생각했다.
그러더니 "제 조국은 대한민국이고, 조국을 너무 사랑합니다. 하지만 현재는 베트남 대표팀 감독입니다. 감독으로서 책임과 임무를 다하겠습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K리그에서 아시안게임으로 무대를 옮겨 마주치게 된 한국의 김학범 감독 얘기가 나오자 그는 "사실 김 감독과 같은 호텔에 묵으며 어제와 그제 모두 만났다"며 미소 지었다.
이어 "김 감독은 많은 경험이 있고, '한국의 (알렉스) 퍼거슨'이라고 할 정도로 지략가다. 훌륭한 분"이라며 "K리그에서 함께한 동료와 제 조국을 상대로 멋진 경기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박 감독은 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준우승을 시작으로 베트남 대표팀을 이끌고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 '국민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다.
그는 비결에 대해 "제가 가진 작은 지식이나마 선수들에게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특별한 건 없고, 항상 '내가 아닌 우리'라고 강조하고 있다.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자세로 선수들이 잘 따라준 결과"라고 말했다.
'2002년 한국 대표팀의 코치로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뤘을 때와 오늘 베트남의 아시안게임 첫 4강을 비교해 설명해달라'는 질문에 박 감독은 한국과의 준결승 대결 승리 의지를 에둘러 드러냈다.
"2002년엔 코치였지만, 지금은 감독입니다. 그땐 4강에서 멈췄지만, 이번엔 4강에서 멈추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song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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