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도시의 소음이 세포에서 염색체 보호 기능을 하는 텔로미어의 길이가 짧아지는 속도가 빨라지게 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이 금화조 실험에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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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막스플랑크 조류학 연구소와 미국 노스다코타주립대 연구팀은 28일 국제학술지 '프론티어 인 주올로지'(Frontiers in Zoology)에서 알에서 부화한 뒤 둥지에 남은 금화조와 둥지를 떠나 도시소음에 노출된 금화조를 비교한 결과 도시소음에 노출된 금화조의 텔로미어가 더 빠르게 짧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텔로미어는 염색체 끝 부분으로 염색체가 손상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며 텔로미어가 짧아지면 생물학적 노화 속도가 빨라지게 된다.
연구팀은 금화조 새끼 263마리를 다른 조건에서 도시소음에 노출한 뒤 부화 후 21일째와 120일째에 텔로미어 길이를 측정했다. 실험에 사용한 도시소음은 도시에서 실제로 발생하는 것과 같은 차량 소음 등을 녹음한 것이다.
실험군은 부화 후 18일간만 둥지에서 어미와 함께 도시소음에 노출된 새끼들과 부화 18일 뒤 둥지를 떠나 120일까지 도시소음에 노출된 새끼들로 나눴다. 대조군은 이 기간 소음에 전혀 노출되지 않았다.
실험 결과 둥지를 떠나 도시소음에 노출된 금화조 새끼들의 텔로미어가 둥지에서 어미와 함께 18일간 소음에 노출된 새끼들이나 도시소음에 전혀 노출되지 않은 새끼들보다 더 짧아진 것으론 확인됐다.
연구진은 둥지를 떠나 소음에 노출된 새끼들의 텔로미어 길이가 짧아지고 어미와 함께 둥지에 있던 새끼들은 영향을 덜 받는 것에 대해 성장단계인 이 기간이 새끼들이 소음의 영향을 많이 받는 시기이며, 둥지에서는 어미새가 소음의 영향으로부터 보호하는 행동을 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책임자인 아드리아나 도라도-코레아 박사는 "이 연구 결과는 도시소음이 광공해나 화학적 공해 같은 도시의 다른 요인들과 별개로 텔로미어 단축을 가속화해 노화를 촉진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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