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이데올로기 비판하면 무리 속에서 즉각 비난 받아"
'反보수' 추궁받을 샌드버그 COO 상원청문회 앞둔 시점
(서울=연합뉴스) 김현재 기자 = 최근 페이스북 사내 게시판에 올라온 글 하나로 페이스북이 술렁이고 있다.
"우리는 다른 관점을 용납할 수 없는 정치적 단일문화다. 우리는 모든 관점을 환영한다고 주장하지만, 좌파 이데올로기에 반대하는 견해를 가진 사람들은 종종 무리 속에서 즉각적인 공격을 받는다."
페이스북의 수석 엔지니어인 브라이언 애머리지는 지난 20일 '우리의 정치적 다양성에 문제가 있다'는 제목의 글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글이 올라온 후 애머리지를 중심으로 '정치적 다양성을 위한 페이스북 사람들'이라는 모임이 결성돼, 불과 며칠 만에 100여 명이 회원으로 가입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9일 보도했다.
이런 움직임에 인종적·성적·민족적 소수자들은 위협감을 느끼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보복의 두려움으로 신원을 밝히길 거부한 한 엔지니어는 "몇몇 사람들이 이 모임의 부당성에 대해 매니저에게 의견을 제시했지만 회사의 규칙을 어기지 않았다는 대답을 들었고, 일부 매니저는 이 단체가 건설적이고 다양한 정치적 관점을 포함한 것으로 보인다는 말을 했다"고 말했다.
NYT는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와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민주당 정치인에게 기부금을 내왔고, 이민 개혁과 같은 정책을 지지하는 등 오랫동안 뚜렷한 진보적 성향을 보여왔다"면서 "직원들의 정치적 이념을 둘러싼 내부 논쟁은 샌드버그 COO의 상원청문회 증언 일주일 전에 나왔다"고 말했다.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들이 최근 '9·11 테러 미국 정부 자작설' 등을 퍼뜨리고 있는 극우 음모 이론가 알렉스 존스의 계정을 삭제한 것과 관련, 미 공화당 의원들은 청문회에서 페이스북의 '반 보수적 편견'을 추궁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머리지는 "우리는 전 세계 사람들의 이야기, 생각, 논평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전달할 책임을 지고 있지만, 의회와 대통령은 우리가 이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좋든 싫든 우리는 그런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NYT는 "페이스북 직원들의 저커버그 CEO에 대한 충성심은 각별하다"면서 "자유주의자를 자처하는 저커버그는 보수 진영의 '편향성' 공세에 대해 '우리의 플랫폼은 모든 견해에 대해 개방적'이라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고, 실리콘밸리 저명인사 중 유일하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 피터 틸 페이팔 창업자를 옹호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kn020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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