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국토부 회의서 공항수요 3천800만명·중장거리 노선 확대 공감…내달 용역 중간보고 주목
(김해=연합뉴스) 정학구 기자 = 29일 경남 김해에서 열린 '동남권신공항 추진 부산·울산·경남 태스크포스(TF)·국토부 실무회의'에서 국토부와 동남권 간 일부 이견을 해소하는 성과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김해공항을 확장할 경우 발생할 소음이나 비행 안전문제 등에 대해선 국토부가 진행 중인 용역에 어떻게 반영될 것인지 과제로 남았다.
김해의생명센터 7층 임원실에서 열린 이 날 회의에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인 더불어민주당 박재호(부산 남구을)·김정호(김해시 을) 의원과 국토부 항공정책실 관계자, 부산·울산·경남 태스크포스 관계자와 전문가 그룹 등이 참석했다.
김정호 의원은 회의를 마친 후 김해시청을 찾아 결과를 브리핑했다.
김 의원은 먼저 국토부가 김해신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및 기본계획수립 용역을 연말까지 진행하는데 이를 재검토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부·울·경 신공항 태스크포스가 제기한 소음대책과 안전문제, 공항 확장성, 군사공항과 민간공항 충돌 문제 등을 재검토해달라고 요구했다"며 "재검토 때 부·울·경 검증단 참여가 보장되지 않으면 내달 6일 국토부 용역 중간보고회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말했다.
이날 사업 타당성 조사에서 김해신공항 여객 수요를 연간 3천800만 명으로 추계, 이에 맞는 터미널과 계류장 등 시설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논의 과정에 한국개발연구원(KDI)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2천800만 명으로 1천만 명 줄어든 사실이 지적됐다.
이에 대해 김해공항 여객 증가 속도가 국제선은 3년 평균 20%를 상회, 2025년이면 2천8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여 신공항이용객을 3천800만 명으로 늘려야 한다는 현실론을 국토부도 인정했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또 김해신공항 노선이 중·단거리 위주로 돼 있고 길어야 싱가포르 노선 4천600㎞였는데 5천㎞ 이상 미국과 유럽 등 중·장거리 노선 취항 확대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해신공항이 거점공항이냐 관문공항이냐 논란에 대해 국토부 측은 명칭은 거점공항이지만 관문공항 기능을 할 수 있도록 기본계획 수립 때 지역주민 요구를 반영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김 의원은 덧붙였다.
현 공항 위계상 관문공항이 없어져 거점공항으로 표현됐지만, 기능은 관문공항 역할을 하고 2020년 제6차 중장기 공항종합개발계획에는 관문공항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것을 적극 검토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동남권에선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데 불과한 점을 들어 김해신공항이 맞느냐는 의문을 제기했지만, 국토부는 신공항이란 입장을 고수, 이견을 좁히는 데는 실패했다.
여기에다 정책 결정 과정에서 김해공항은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상 군사 공항인데도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군 당국과 사전 협의를 하지 않은 점은 국토부가 인정했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이어 김 의원은 김해신공항 안전문제로 진입표면 장애물 절취 및 제거에 대해 사업 타당성 조사와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진행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항공법(현 공항시설법)을 적용하지 않은 점도 인정됐다고 설명했다.
신공항 활주로 증설 때 '양산 방향' 활주로에 대해선 안전문제 검토를 했는데 김해 브이(V)자 활주로에 대해 검토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소음피해 부분도 사업 타당성 조사에선 검토하지 않아 기본계획수립과 전략환경영향 평가에서 정확히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소음피해가 제일 적다고 김해공항 확장안이 최적 방안으로 결정됐는데 이런 것들이 엉터리였다는 것이 드러난 셈이다.
김 의원은 "이날 회의에선 다음 대안까지 거론되지 않았지만, 국토부가 기존 입장을 고수할 경우 파열음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신공항 소음과 안전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고 확장성도 없는 것으로 드러나면 자연스럽게 다른 대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며 이를 '정책 변경'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가 열린 김해의생명센터 입구에서는 김해신공항반대대책위 류경화 위원장이 무더위 속에 '신공항 결사반대'라고 쓴 자리를 펴고 앉아 침묵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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