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에너지기본계획 중간보고…"과거 공급 중심에서 안전·환경 강조"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정부의 장기 에너지 정책이 과거 공급 중심에서 과도한 수요를 관리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전망이다.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은 2040년까지 30% 이상으로 확대하고, 세제 정책 등을 통해 석탄과 가스, 원전 등 에너지원의 환경·사회비용을 제대로 반영할 방침이다.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기본) 수립을 위한 워킹그룹은 29일 서울 코엑스에서 설명회를 하고 이 같은 중간 결과를 보고했다.
에기본은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에 따라 5년 주기로 수립하는 에너지 분야 최상위 행정계획으로 3차 계획은 2019∼2040년을 아우른다.
산·학·연 전문가와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워킹그룹은 지난 3월 총 5개 분과 75명으로 출범했으며, 지금까지 도출한 3차 에기본의 비전, 핵심가치, 정책목표 등을 이날 소개했다.
3차 에기본의 특징은 기존 에너지 정책의 핵심가치인 '안정'과 '성장' 외에 '안전'과 '환경'을 강조한 것이다.
안전은 자연재해와 사고에 대한 대응체계 강화, 환경은 친환경 에너지 수급을 통한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저감을 의미한다.
워킹그룹은 "그간 에너지 정책은 경제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저렴한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 집중했다"면서 "국민의 안전과 건강한 삶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워킹그룹은 2040년까지 최종에너지 소비감축 및 에너지효율 개선, 재생에너지 발전비중, 에너지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 발전·수송 부문의 미세먼지 배출량 목표를 제시할 계획이다.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은 이미 정부가 발표한 '재생에너지 3020' 계획에 따라 2030년까지 20%로 확대한다.
2030년 이후의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은 현재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지만, 2040년까지 30% 이상으로 높이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노후 원전의 단계적 폐쇄도 정부 계획대로 진행하며 3차 에기본에서 변경하지 않는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지난 7월 정부가 발표한 2030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 수정안과 정합성을 고려해 목표를 설정할 예정이다.
미세먼지 감축 목표는 과거 에기본에 없었지만, 이번에 처음 반영한다.
3차 에기본은 과거 계획보다 에너지 수요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에너지 가격과 세제 정책을 원가 및 사회적 비용을 반영한 에너지 가격구조 확립, 에너지효율 향상 촉진, 공정성과 국민 수용성 제고 등 3대 원칙 아래에 추진할 것을 정부에 권고할 예정이다.
석탄, 가스, 원전, 유류 등 에너지원별로 환경·사회비용을 가격에 제대로 반영했는지 평가하고 세제 조정을 통해 균형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김진우 워킹그룹 총괄위원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원전도 자유로울 수가 없고 원전의 환경비용이나 사고 위험, 사용후핵연료 처리 비용 등을 적절히 반영해야 한다"며 "원전이 무조건 싸다는 등식이 계속 유효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워킹그룹은 수요 관리 대상을 기존 대기업과 신축 건물 중심에서 중소기업과 기존 건물, 수송 분야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대규모 생산자뿐 아니라 일반 국민도 참여할 수 있는 분권형 에너지 생태계 구축, 에너지 분야의 갈등 해결을 위한 상설 기구 설치, 동북아 슈퍼그리드를 비롯한 동북아 에너지 연계, 민간 중심의 해외자원개발 혁신방향 등도 논의하고 있다.
워킹그룹은 10월 초에 대정부 권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권고안은 관계부처 협의, 국회 보고, 공청회, 에너지위원회, 녹색성장위원회 등을 거쳐 연말 국무회의에서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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