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북외교 살려나갈 강력한 인센티브 있어"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 북미 비핵화 협상이 흔들리고 있지만 양측 정상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관계가 대결국면으로 빠져드는 것을 막는 '와일드 카드'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CNN이 분석했다.
CNN은 이날 '김정은에 대한 트럼프의 베팅이 갈수록 불안정해 보인다'는 제목의 분석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모두 외교를 계속 유지하려는 인센티브를 갖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고 큰 위험을 떠안았다"며 "이제 북한과의 외교가 교착 상태에 빠지고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도박 지불금을 받는 만기가 도래할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직은 양측이 벼랑 끝 전략과 지난해 '화염과 분노'의 수사를 주고받으며 전쟁 우려까지 촉발했던 상황으로 돌아가지는 않고 있다"며 "하지만 북미 간 불안이 고조돼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정점을 찍었던 양측의 외교적 이니셔티브가 영구적으로 파탄된다면 한반도에서 수백만 명의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는 (전쟁의) 공포가 되살아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CNN은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위신을 걸고 투자한 (협상)과정이 아무 성과가 없다고 판명 난다면 정치적 당혹감에 직면할 것"이며 "협상에 진전이 없는 것은 워싱턴의 많은 노련한 외교가의 지도자들을 놀라게 하고 있으며, 이는 아마도 싱가포르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확실한 약속을 받아내지 못한 직접적 결과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CNN에 나와 "우리는 아주 긴장되는 순간으로 다시 돌아온 것 같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만나 성취해낸 싱가포르 선언은 희망했던 것보다 더 모호한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비핵화의 의미가 우리와 북한에게 서로 다르다"고 꼬집었다.
CNN은 비판론자들의 분석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적 프로세스에 관한 계획이 없는 상태에서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정상회담을 한 순진함이 역효과를 낳았다고 풀이했다.
CNN은 "문제는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것"이라며 "분명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외교를 살려나가려는 강력한 인센티브를 갖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CNN은 이어 "정통 방식은 아닐지라도 두 지도자 사이의 관계는 양국 관계가 공개적 대결국면으로 빠져드는 것을 막을 하나의 와일드 카드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의 북핵 외교전문가인 짐 월시는 "전통적이지 않은 전략이었지만, 때로는 전통적이지 않은 전략이 통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CNN은 다만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의 가장 큰 위험은 김정은과 트럼프의 충동적이고 욱하는 성격 자체에 있다"고 지적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이미지에 대한 비판, 모욕이나 자신의 업적이 존중받지 못한다는 인식에 예민한 것으로 악명이 높다"면서 "김 위원장으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너무 밀어붙이거나 그가 이용당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지 않도록 하면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활용해야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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