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여성사전시관, 9월 1일부터 특별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1898년 9월 1일 서울 북촌에 살던 여성들이 여학교를 설립하자는 선언문을 발표했다.
여성도 남성과 동등하게 교육받아야 한다는 주장을 담은 여학교설시통문(女學校設施通文), 오늘날 여권통문(女權通文)이라고 부르는 이 문서는 한국 최초 여성 인권선언문이자 근대 여성운동의 기원으로 평가된다.
경기도 고양에 있는 국립여성사전시관은 여권통문 발표 120주년을 기념해 여성운동 근원과 역사를 소개하는 특별전 '오늘, 여권통문을 다시 펼치다'를 9월 1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연다고 30일 밝혔다.
전시는 여권통문 전후에 제작한 문서와 지도를 통해 한국 여성운동 기원을 살피는 프롤로그 '한국 근대 여성운동의 계보를 찾아서'로 시작한다.
이어 제2부에서는 황성신문, 독립신문, 제국신문 기사로 여권통문을 집중 조명한다.
제3부는 풍부한 자료를 통해 여학교 설립, 여성잡지 간행, 여성 취업이라는 주제를 다룬다. 일제강점기 졸업앨범과 교복, 여성 독자를 겨냥한 잡지인 '여자지남'과 '신여성' 등을 볼 수 있다.
제4부는 시선을 외국으로 돌려 서구사회 여성운동, 아시아와 이슬람 문화권 여성운동이 전개된 양상을 소개한다.
마지막 제5부에서는 여권통문과 조남주 장편소설 '82년생 김지영'을 비교하며 120년이 흘렀어도 성평등 문화가 확립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신(新) 여권통문'을 제시한다.
"김소사(召史·기혼여성), 이소사는 외쳤고 행동했지만, 지금의 82년생 김지영들은 '맘충'이라 불리며 혼자서 혼란스러워하고 힘들어하고 있다. 하지만 같이 가야 한다는 공감을 하는 사람이 많아진다는 것은 좋은 사인일 것이다."(전시 설명 중 일부)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이번 전시는 한국 여성 인권 성장 역사를 돌아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자생적이고 주체적인 여성운동 역사를 알리면 성평등 문화도 확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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