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벼랑 끝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한국 유도 여자 간판 정보경(안산시청·세계랭킹 16위)은 "지지 않겠다는 각오로 꾹 참았다"라며 활짝 웃었다.
그는 2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유도 여자 48㎏급 결승에서 일본 곤도 아미(7위)를 연장전에서 업어치기 절반 골든스코어로 꺾고 우승했다.
업어치기를 하기 전 정보경은 큰 위기를 겪었다. 몸싸움에서 밀리다 팔가로누워꺾기에 걸려 벼랑 끝에 몰렸다.
왼팔이 마치 활처럼 크게 휘어졌다.
정보경은 이를 악물고 참았다. 그는 "자카르타에 오기 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못 딴 금메달을 꼭 따고 돌아가겠다고 스스로 약속했는데, 목표를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있는 힘을 다해 참은 뒤 다시 일어나 곤도 아미를 업어치기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땀에 흠뻑 젖은 채 공동취재구역에 들어온 정보경은 "아프긴 했다"라면서 "처음엔 '이렇게 지겠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버틸 만해 끝까지 버텼다"라고 말했다.
그는 취재진이 '아픈 팔로 업어치기를 한 것인가'라고 되묻자 "그럼요"라며 웃은 뒤 "원래 왼손을 쓴다"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 가장 큰 고비가 언제였는지 묻는 말엔 "4강전에서 만난 세계랭킹 1위 문크흐바트 우란체체그(몽골)와 경기가 힘들었다"라며 "사실 우란체체그와 국제대회에서 자주 만나는데, 중요한 순간마다 그 선수를 이기고 있다"라고 말했다.
정보경은 금메달의 의미를 묻자 "리우올림픽 때 아쉽게 은메달을 땄기에 이번 금메달은 개인적으로 더욱 값지다"라고 말했다.
한편 정보경은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금메달을 따겠다며 머리를 노랗게 물들여 화제가 됐다.
그는 이번 아시안게임을 앞두고서도 머리를 물들였다. 리우올림픽 때보다 채도가 어두워 금색에 더 가깝다.
정보경은 "한 달 전쯤에 염색했다"라며 "나 스스로 한 약속을 지킬 수 있어 기분 좋다"라며 활짝 웃었다.
cycl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