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F-15K 등 10여 대 긴급 출격해 전술조치"…中 "KADIZ 영공 아냐"
(서울·베이징=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김진방 특파원 = 중국 군용기 1대가 29일 오전 7시 37분께 이어도 서남방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 후 4시간여 비행했다. 이에 우리 공군 전투기들이 긴급 출격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중국 군용기의 KADIZ 진입은 올해 들어 1월, 2월, 4월, 7월에 이어 이번이 5번째다.
합참에 따르면 중국 군용기는 이어도 상공의 KADIZ에 진입한 후 대한해협의 KADIZ 접경을 따라 진입과 이탈을 반복하며 동해로 이동했다.
Y-9 정찰기로 추정되는 이 군용기는 포항 동북 약 74㎞ 동해 상공에서 북쪽으로 기수를 돌려 강릉 동방 96㎞ 상공까지 이동한 후 오전 9시 38분께 남쪽으로 선회, 진입한 경로를 따라 진입 4시간여 만인 오전 11시 50분께 KADIZ를 최종 이탈했다.
우리 군은 이어도 서남방 지역에서 미상항적을 포착한 후 즉각 F-15K 전투기 등 10여 대를 긴급 출격시켰다.
합참은 "공군 전투기를 긴급 투입해 추적·감시비행과 함께 경고방송 등 정상적인 전술조치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도 주변 공역은 KADIZ를 비롯한 일본(JADIZ)과 중국(CADIZ) 방공식별구역이 중첩되는 곳이다.
국방부와 외교부는 이날 오후 주한 중국대사관의 국방무관과 공사참사관을 각각 초치해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국방부 최형찬 국제정책관은 중국 국방무관인 두농이(杜農一) 소장을 국방부 청사로 불러 엄중히 항의하고 중국 측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강구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최형찬 국제정책관은 "올해 들어 수차례 지속적으로 중국 군용기가 사전 통보 없이 우리 KADIZ에 진입해 우리 영해에 근접해 장시간 비행한 데 대해 우리 정부는 이를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외교부도 동북아시아국 심의관이 주한중국대사관 공사참사관을 초치해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외교부는 중국 군용기의 KADIZ 진입에 대해 국방부와 관련 정보를 공유하면서 긴밀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중국 군용기의 KADIZ 진입과 관련해 연합뉴스 기자가 중국의 입장을 묻자 "관련 상황과 관련해 아는 바가 없다"고 답했다.
화 대변인은 이어 "다만 상식적으로 방공식별구역은 영공이 아니다"며 중국 군용기의 KADIZ 진입에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이 한반도 주변 정찰 능력과 정찰기의 장거리 비행 능력을 과시할 목적으로 KADIZ 진입 행위를 반복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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