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지도자 "미국과 어떤 수준의 대화도 없다"(종합)

입력 2018-08-30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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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최고지도자 "미국과 어떤 수준의 대화도 없다"(종합)
대통령에 "경제 해결 위해 밤낮 노력해야" 주문
의회, '경제난 책임' 장관 2명 불신임한 뒤 2명 추가 불신임 움직임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29일(현지시간) 미국과 협상하지 않겠다는 점을 확고하게 밝혔다.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이날 '정부 주간'을 맞아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을 비롯해 내각 전원과 만나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는 최소한 체면을 지키는 전임 미국 정부와 협상한 결과였다"며 "지금 미국 정부는 공공연히 이란을 위협하는 뻔뻔하고 적대적인 자들인데 이들과는 어떠한 수위의 협상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이란을 협상장으로 끌고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자랑하고 싶어하는 데 이란은 그들과 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핵합의는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핵합의로 국익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결론에 이르면 이를 배제할 것"이라면서 핵합의 탈퇴 가능성도 언급했다.
유럽 측이 제안한 핵합의 유지안에 대해선 "그들에게 모든 희망을 걸지 말고 의심스럽게 보이는 약속엔 조심해야 한다"며 "유럽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란이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산 로하니 대통령에게 경제난을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정부 주간'을 맞아 내각 전원을 불러 "경제와 관련해 모든 역량을 쏟아붓고 전방위로 숙련된 노력이 필요하다"며 "경제를 담당하는 부처는 경제난을 해결하기 위해 밤낮없이 열심히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란은 2016년 1월 핵합의 이행 이후 외국 기업과 자본의 진출이 활발해지긴 했으나 기대만큼 실업률이 해소되거나 서민 경제가 눈에 띄게 좋아지지는 않았다. 특히 실업률은 12% 수준을 기록하면서 핵합의 전후 거의 개선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핵합의를 탈퇴한 미국이 이달 7일 대이란 경제·금융 제재를 복원하면서 이란 리알화가 폭락해 교역 부진, 물가 상승과 같은 경제난이 심각해지고 있다.



이란 의회도 경제 문제를 놓고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이란 의회는 이번 달 들어 경제 정책 실패의 책임을 물어 노동, 경제·재무 장관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잇달아 가결해 해임했다.
이어 29일 교육부 장관과 산업·광물·통상부 장관 등 2명에 대한 불신임 투표안이 의회에 제출됐다.
보수 성향의 의원 일부는 로하니 대통령을 경제정책 실패의 책임자로 지목하고 사법부에 고소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의회가 정책 실패를 이유로 정부 수반을 상대로 소송할 권한이 있는지는 법적 근거가 희박하다.
의회는 로하니 대통령을 29일 의사당으로 불러 대정부 질문을 통해 경제난을 강하게 질책했다. 보수 성향의 의원들은 대통령의 답이 불충분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30일 "의회가 2천300만표로 당선된 대통령에게 질문했고 대통령은 침착하고 격조 있게 답했다"며 "이란의 종교적 민주주의의 장엄한 힘과 자신감을 볼 수 있는 광경이었다"고 로하니 대통령을 옹호했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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