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서 백인 부유층 리얼리티쇼 역풍…"계급적 차별 조장"

입력 2018-08-30 05:30  

멕시코서 백인 부유층 리얼리티쇼 역풍…"계급적 차별 조장"
9명 등장 시리즈물 방영계획에 소셜미디어서 '쓰레기' 비난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멕시코에서 백인 부유층을 소재로 한 리얼리티 쇼 출시를 앞두고 역풍이 일고 있다.
방송프로그램 제작사인 '메이드 인 멕시코'는 조만간 넷플릭스를 통해 9명의 부유층 백인 명사의 생활을 담은 리얼리티 쇼 시리즈를 방영할 예정이다.
그러나 소셜미디어 서비스를 중심으로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계급적 불평등을 조장한다는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트위터상에서는 이 쇼에 대해 '쓰레기', '오물', '한심한', '계급적 차별주의' 등으로 요약할 수 있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비판론자들은 대부분의 멕시코인이 유색인인 데다 국민의 절반가량이 빈곤에 허덕이는 현실을 외면한 방송프로그램이라고 꼬집었다.
멕시코는 서구 선진사회처럼 능력에 따른 기회가 공정하게 분배되지 않아 '희망의 사다리'가 거의 없는 국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세계은행이 집계한 멕시코의 절대 빈곤 인구는 전체의 약 40%에 달한다.
부와 권력의 대물림이 가능한 멕시코에서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면 아무리 발버둥 쳐도 빈곤에서 벗어날 확률이 희박하다.
옛 스페인 정복자들의 후손인 백인이 기득권층의 주를 이룬다. 기득권층들은 학교, 사교 클럽 등을 통해 인맥을 형성한다. 원주민 출신이거나 백인과의 혼혈이 대다수인 일반 국민이 이런 틀을 비집고 들어가기 힘든 게 멕시코의 슬픈 현실이다.
방송 시기를 두고도 비판이 제기된다.
지난 7월 치러진 대선에서 부패와 불평등, 범죄가 만연한 현실 속에서 변화를 갈망하는 여론에 힘입어 중도 좌파 성향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MLO·암로)가 압승을 거둔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부유층을 소재로 한 쇼가 방영된다는 것이다.
로페스 오브라도르는 대선 당시 부패한 기득권층에 맞서고 빈곤층을 위한 정책을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당선 이후에는 기득권을 없애기 위해 자신의 월급을 깎고 자신을 비롯한 고위 집권층에게 주어지던 여러 특권을 버리겠다고 선언했다.
멕시코 기득권층을 주제로 한 책을 저술한 바 있는 과달루페 로아에사는 "지난 선거에서 우리는 민주 국가에 살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면서 "그런데도 우리는 여전히 계급주의와 관련된 끔찍한 불안과 더 나쁜 인종차별을 겪고 있다"고 AP통신에 말했다.
penpia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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