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로힝야족 집단학살 책임자로 지목되면서 페이스북에서 퇴출된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최고사령관이 러시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새 계정을 열었다고 현지 언론이 30일 보도했다.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최근 러시아 최대 SNS인 브콘탁테'(VKontakte)에 페이스북에서 사용했던 것과 같은 이름인 '선임 장군 민 아웅 흘라잉'(Senior General Min Aung Hlaing) 명의로 계정을 열었다.
이 계정에는 이틀 만에 4천900여 명의 구독자가 생겼다.
문민정부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와 함께 미얀마 국정을 양분해온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그동안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자신의 활동 상황을 알리고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도 발표했다.
유엔 진상조사위원회는 지난 27일 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을 비롯한 미얀마 군부 지도자들에게 로힝야족 학살 및 반인도 범죄의 책임이 있으며, 이들을 국제 법정에 세워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페이스북은 같은 날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과 군부 언론대응팀, 군부 산하 방송인 미야와디 TV를 포함한 개인과 단체의 계정 20개를 폐쇄 조치했다.
당시 페이스북은 "이들 개인과 기관이 심각한 인권 유린 행위를 저지르거나 가능하게 한 사실이 국제 전문가들에 의해 밝혀졌다"며 "이들이 우리 서비스를 이용해 인종·종교적 긴장을 악화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후 일각에서는 페이스북이 아웅산 수치가 주도하는 문민정부와 협의 하에 이런 조처를 취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러나 미얀마 정부측은 이런 의혹을 강력하게 부인했다.
저 타이 미얀마 정부 대변인은 "페이스북의 최고 사령관 계정 폐쇄를 사전에 알지 못했다. 계정 폐쇄 배경에 많은 의문점이 있다"며 "분명한 것은 정부 소셜미디어 모니터링팀은 이번 일과 무관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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