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30년간 기본권 수호 앞장…탄핵·정당해산 심판 등 족적

입력 2018-08-30 11:18  

헌재, 30년간 기본권 수호 앞장…탄핵·정당해산 심판 등 족적
성평등 실현·소수자 보호·사회통합 기여…행정수도 등 국론분열 사안 조정
1988년 창립 후 5기 재판부 운영…내달 6기 유남석號 출범 준비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국민의 자유와 기본권을 보호하는 최후의 보루역할을 수행해 온 헌법재판소가 다음 달 1일 창립 30주년을 맡는다.
위헌심사 기능을 실질화해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고, 남성 위주의 전통적인 가족제도와 비합리적인 차별대우에 대한 헌법심사를 통해 불합리한 제도개선에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대통령 탄핵심판 등을 통해 민주적 기본가치를 수호하고, 행정수도 이전사건 등 국민의 의견이 첨예하게 나뉘는 사안에 대해 합리적이고 균형 있는 결론을 내려 사회갈등을 신속히 해소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30일 헌법재판소에 따르면 헌재는 1988년 9월1일 창립한 후 30년 동안 총 3만4천756건의 사건을 접수해 3만3천796건(97.2%)을 처리했다.
처리된 사건 중에서 929건에 대해 위헌결정(헌법불합치, 한정위헌·한정합헌 포함)을 내렸고, 17건의 권한쟁의심판 사건에서 권한침해를 인정했다. 이외에 대통령 탄핵심판 인용 1건, 정당해산심판 인용 1건 등이 있다.



1988년부터 1994년까지 활동한 1기 재판부(조규광 헌재소장)는 헌재가 명실상부한 헌법재판기관으로서 정착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89년 필요적 보호감호제도에 대한 위헌결정, 1993년 정부의 국제그룹 해체 행위에 대한 위헌결정으로 기본권보장의 최후 보루로서의 위상을 갖췄다는 평가다.
1994년부터 2000년까지 이어진 2기 재판부(김용준 헌재소장)는 출범하자마자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불기소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사건과 5·18 특별법 헌법소원 사건 등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1996년 영화검열에 위헌결정을 내렸고, 1997년에는 동성동본 금혼 규정이 위헌이라고 선고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



3기 재판부(윤영철 헌재소장)가 활동한 2000년~2006년은 헌재가 정치적 갈등의 핵심에 놓였던 시기다. 2004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과 같은 해 신행정수도 이전사건 등 첨예한 정치적 사건에 대해 신속한 결론을 내려 국론 분열을 최소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언론의 자유 등 정신적 자유영역과 불합리한 인신구속, 방어권 보장을 제한하는 형사 절차 등에 대한 결정으로 국민 기본권보장에 기여하기도 했다.
2007년부터 2013년까지 활동한 4기 재판부(이강국 헌재소장)는 2010년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전기통신기본법 조항에 위헌결정을 내려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통한 정책비판과 정치적 의사 표현이 기본권임을 확인했다. 또 2009년 야간 옥외집회 금지 조항의 헌법불합치 결정, 2010년 시각장애인 안마사 독점권 허용 결정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보호 결정을 적극적으로 내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3년 구성된 5기 재판부(박한철 헌재소장, 이진성 헌재소장)는 민주적 가치를 정립하고 국민의식의 변화를 사법에 반영하며 사회적 약자 보호와 사회통합을 증진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통합진보당 해산 사건과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등 역사적이고도 정치적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했던 사건을 신중하게 처리했다. 2014년 미결수용자의 종교집회 제한을 위헌이라고 결정하고, 같은 해 야간시위 금지 조항에 대해서도 위헌결정을 내렸다. 2015년 간통죄 위헌결정과 올해 6월 양심적 병역거부 헌법불합치 결정 등으로 사회의 시대 상황을 반영하는 결정을 내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5기 재판부는 다음 달 19일 이진성 헌재소장이 퇴임하면 활동을 마무리한다.
신임 헌재소장으로 지명된 유남석 후보자가 국회 동의를 얻어 헌재소장에 임명되면 임기인 2023년까지 6기 재판부를 이끌게 된다.
hy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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