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대학서도 한국어 수업…"한국 알려는 현지인 늘어 뿌듯"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한글학교를 졸업한 현지인이 한국으로 유학을 가거나 한국인과 결혼한다는 소식을 전해올 때면 뿌듯함을 느낍니다. 프랑스와 한국이 더 가까워지도록 돕는 일이라 힘 닿는 데까지 한국 알리기에 앞장서려고 합니다."
프랑스 중부 산악지대 도시인 클레르몽페랑에서 8년째 한글학교 교장으로 봉사하는 박선영(43·여) 씨는 재외동포재단이 지난주 개최한 해외 입양동포 초청 캠프에 통역지원으로 방한했다.
그는 귀국을 앞둔 30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류에서 시작된 현지인들의 한국어 배우기가 최근에는 한국문화 전반으로 확대하는 추세"라며 "한글학교에서는 이들과 한인 입양인 등을 대상으로 성인반도 열고 있다"고 소개했다.
학교는 유아반·아동반·성인반 등 3개 반에 100여 명의 학생이 재학 중으로 현지인이 50명을 넘으며 입양인도 15명에 이른다.
박 교장은 "시청에서 교육 장소를 무상으로 제공해 주고 있으며 한국문화 행사에는 지역민도 함께할 정도로 학교가 주목을 받는다"며 "그 영향으로 올해 처음으로 인근 시그마엔지니어링대학과 생마리 고등학교에 제2외국어로 한국어 강좌가 개설됐다"고말했다.
그는 대학 강사로 출강하고 있으며 오는 9월부터는 고등학교에 방과 후 수업으로 한국어 강의도 진행한다.
박 교장은 "한국어 교육이 초등학교에까지 확산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대에서 불어교육학을 전공 후 2003년 유학으로 프랑스로 건너간 그는 클레르몽페랑에 있는 블레즈파스칼대에서 현대불문학으로 박사과정을 마쳤다.
그는 유학생활 초기 복통으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한인 입양인 출신의 남편을 만나 정착했다.
남편은 입양 후 처음 만난 한국인이라며 반가워했고 친부모의 주민등록번호를 간직해 온 것을 안 그는 한국의 지인을 통해 연락처를 수소문해 가족 상봉을 도왔다.
남편은 친부모로부터 버려진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사정은 달랐다고 한다. 친부모가 형편이 어려워 잠시 친척 집에 맡겼는데 친척이 한 마디 상의도 없이 입양기관으로 보내는 바람에 프랑스에 입양된 것이었다.
나중에 사실을 알게 된 친부모는 아들을 찾으려고 했지만 국내 입양기관 규정상 입양인이 찾기 전까지는 공개하지 않는 규정 때문에 연락이 오기를 계속 기다렸다고 한다.
박 씨는 "크게 반기며 기뻐하는 가족을 만난 남편은 맘 속 상처를 치유할 수 있었고 한국의 가족들과 계속 연락하고 지낸다"고 귀띔했다.
이를 계기로 박 씨는 입양인의 친부모 찾기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지금까지 10여 명의 상봉을 도왔다.
지난달 동포재단이 클레르몽페랑에서 주최한 입양인 현지 한국어 캠프를 총괄하기도 한 그는 "입양인뿐만 아니라 그 자녀들도 동포의 외연으로 끌어안기 위해서는 한국을 알려주는 캠프를 더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wakar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