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법무팀과 함께 탄핵 진행의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의 보도를 인용해 의회전문지 더힐이 29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가을 사임할 것으로 알려진 백악관 법률고문 도널드 맥간과 자신의 변호인을 맡은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등과 함께 이러한 논의를 했다고 더힐은 전했다.
줄리아니는 트럼프와 여러가지 경우의 탄핵에 관해 많은 얘기를 나눴다면서 "형사적으로 대통령을 기소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WP에 말했다.
트럼프는 법률 참모들과 탄핵에 관해 얘기를 하면서 그가 흔히 'i' 단어라고 칭하는 탄핵(impeachment)의 가능성을 누군가가 언급하기만 하면 역정을 냈다고 한다.
트럼프의 법무팀은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할 때를 대비해 자신을 방어할 법률 전략이나 참모가 부족하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WP는 보도했다.
이는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면 트럼프 행정부에 소환장이 날아오거나 탄핵 절차가 개시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는 것으로 참모들은 보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트럼프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의 변호인을 맡았던 애비 로웰을 법무팀에 포함하는 방안을 트럼프 자신과 법률 참모들이 고려하고 있다고 WP는 덧붙였다.
트럼프의 참모들은 또 경험이 풍부한 '법적 화력'(legal firepower)을 백악관 고문단에 충전시켜야 한다고 언급했다고 한다.
최근 트럼프의 성추문에 깊이 관여된 변호사 마이클 코언 등 트럼프의 '충복' 2명이 동시에 유죄를 받음으로써 트럼프에 대한 탄핵 전망은 중간 선거논쟁의 한 가운데로 들어갔다고 더힐은 분석했다.
오랫동안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를 맡았던 코언은 지난 21일 법원에서 2016년 대통령선거 전 트럼프의 성추문을 단속하기 위해 트럼프의 지시를 받아 2명의 여성에게 입막음용 돈을 지급했다는 사실을 털어놓으며 유죄를 인정했다.
또 같은 날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의 선거대책본부장이었던 폴 매너포트가 금융사기 등의 혐의로 유죄평결을 받았다.
이 때문에 궁지에 몰린 모양새인 트럼프는 이틀 후인 23일 폭스뉴스 프로그램의 '폭스 앤 프렌즈'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훌륭한 일을 하는 사람을 탄핵할 수 있겠느냐"며 "내가 탄핵당하면 시장이 붕괴하고 모두가 가난해질 것"이라며 적극적으로 자신을 방어하는 말을 했다.
한편, 중립적인 선거분석 온라인매체로 알려진 '파이브서티에이트'(fivethirtyeight)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할 가능성이 75%라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고 더힐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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