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군,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경고

입력 2018-08-30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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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군,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경고
이란산 원유 수출 제재에 "다른 산유국도 수출 못해" 주장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미국의 대이란 제재 복원으로 이란과 갈등이 날카로워지는 가운데 이란군이 세계 최대 원유 해상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군의 모하마드 바게리 참모총장은 29일(현지시간) 정예군 혁명수비대 고위 장성들을 만나 "혁명수비대 해군은 적들(미국, 사우디아라비아)이 호르무즈 해협에 진입하기 전 이를 저지할 준비태세와 전투력을 갖췄다"며 "이 때문에 그들이 지금까지 국제법을 지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들이 선을 넘으면 혁명수비대의 대응을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미국이 이란의 원유 수출을 '0'으로 줄이겠다고 계속 위협하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란산 원유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출되지 못하면 다른 산유국 역시 이 해협을 통해 원유 수출을 할 수 있다고 보장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11월 5일부터 이란산 원유 수출을 제재한다.
바게리 참모총장은 "페르시아 걸프(걸프 해역)에서 미 해군의 주둔과 그들의 움직임을 면밀하게 감시하고 있다"며 "국제법을 어기는 어떠한 도발도 허용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걸프 해역에는 바레인에 본부를 둔 미 5함대가 주둔한다.
미 중부사령부는 지난달 15일과 이달 5일 호르무즈 해협을 순찰하는 유도미사일 탑재 구축함 설리번호의 사진을 공개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걸프 해역의 입구로 사우디,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이라크 등 중동 주요 산유국이 원유를 수출하는 요로다. 전 세계 원유의 해상 수송량 가운데 3분의 1을 차지한다.
이란은 미국과 갈등이 커질 때마다 이 해협을 무력 봉쇄하겠다고 위협하곤 했으나 아직 실행한 적은 없다. 이 해협을 실제로 막으면 국제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 이상으로 오를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바게리 참모총장의 발언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 트위터에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지 못한다. 이 해협은 국제적 해로다. 미국은 국제적 해로에서 상선이 자유롭게 항해할 수 있도록 우방과 계속 협조하겠다"는 글을 올린 다음 날 나왔다.
폼페이오 장관 역시 그 전날 이란 혁명수비대 해군 사령관이 "페르시아 걸프에서 모든 군함과 상선은 이란의 통제를 받고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 이런 글을 게시했다.
hsk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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