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금융' 아르헨, 금리 '세계최고' 60%로 인상…페소 사상최저(종합)

입력 2018-08-31 06:38   수정 2018-08-31 11:23

'구제금융' 아르헨, 금리 '세계최고' 60%로 인상…페소 사상최저(종합)
달러당 39.25페소로 연일 추락…금주에만 보유외환 1조원 넘게 매각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아르헨티나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금리 인상이라는 극약 처방에도 페소화 가치가 사상 최저치로 곤두박질쳤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이 30일(현지시간) 자국의 페소화 가치가 급락세를 멈추지 않자 기준금리를 60%로 올렸다고 C5N 방송 등 현지언론이 전했다.
이날 페소화 환율은 전날보다 13.12% 오른 달러당 39.25페소로 마감해 그 가치가 다시 사상 최저치로 추락했다. 환율은 장중 한때는 달러당 42페소까지 가기도 했다.
아르헨티나가 전날 자국 통화 가치 급락세를 저지하려고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 조기 집행에 합의했는데도 시장의 불안감을 잠재우지 못한 것이다.
중앙은행은 이날도 페소 가치 급락세가 이어지자 통화 가치 하락에 따른 자본 유출과 연간 31%에 달하는 물가상승 등을 막으려고 기준금리를 기존 45%에서 60%로 전격 인상했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금리 수준이다.
중앙은행은 최소한 오는 12월까지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방침이다.
중앙은행은 성명에서 "오늘 통화정책위원회 특별 회의를 열었다"면서 "환율 상황과 물가 추가 상승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금리를 올리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중앙은행은 환율 방어를 위해 이날도 보유하던 3억3천만 달러(3천665억 원)를 매각했다. 금주 들어서만 페소 가치를 지지하려고 10억 달러(1조1천105억 원)가 넘는 보유 외환을 내다 파는 등 시장에 개입하고 있지만,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올해 들어 중앙은행이 시장에서 매각한 보유 외환은 135억 달러(14조9천917억 원)에 이른다. 이에 따라 현재 중앙은행의 보유 외환은 543억 달러(60조3천억 원)로 줄었다.
피델리티 이머징마켓 데빗 펀드의 폴 그리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아르헨티나 경제가 향후 12개월 동안 급격한 경기침체를 향해 움직일 것 같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IMF는 전날 500억 달러(약 55조5천800억 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조기에 집행해달라는 아르헨티나의 요청을 수용했다.
이는 아르헨티나가 내년에 만기 도래하는 부채를 적절히 상환하지 못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가 확산하는 것을 차단하려는 조치다.
아르헨티나는 내년에 만기 도래하는 249억 달러(약 27조6천500억 원) 규모의 외채를 상환해야 하는 상황에서 페소 가치 하락으로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아르헨티나 정부의 재정적자는 74억 달러(약 8조2천18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IMF는 구제금융 조기 집행 요청을 수용하면서 아르헨티나에 자국 통화 가치 급락을 막기 위해 한층 강력한 통화·재정 정책을 취해달라고 주문했다.
중앙은행이 보유 외환을 내다 팔고 금리를 인상하는 등 시장개입을 단행해왔지만 달러 대비 페소화 가치는 올해 들어 52.2%나 하락했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6월 구제금융을 받는 대신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을 지난해의 3.9%에서 올해 2.7%, 내년 1.3%로 각각 낮추기로 IMF와 약속했다.
penpia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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