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트 도중 발바닥 물집 터져…부상 여파로 완패
호주오픈 4강으로 열었던 2018년 메이저대회, US오픈으로 마감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정현(23위·한국체대)이 US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5천300만 달러·약 590억원)를 2회전에서 허무하게 마감했다.
정현은 3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대회 나흘째 남자 단식 2회전에서 미카일 쿠쿠슈킨(84위·카자흐스탄)에 0-3(6-7<5-7> 2-6 3-6)으로 완패했다.
2015년과 2017년 2회전 진출을 넘어 US오픈 개인 최고 성적을 노렸던 정현은 세계 랭킹에서 한참 뒤처진 상대에 일격을 당했다.
올해 호주오픈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준결승에 올랐던 정현은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은 부상 때문에 출전을 포기했다.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US오픈을 앞두고 "대회가 많이 기대된다"고 말했던 정현이었지만, 이번에도 부상 때문에 제 기량을 펼치지 못한 채 대회를 마쳤다.
1세트 정현과 쿠쿠슈킨 모두 서브 난조를 겪으며 남자 선수 단식경기답지 않게 브레이크가 난무했다.
둘 다 브레이크에 4차례 성공했지만, 대신 자신의 서브 게임에서는 두 번밖에 게임을 따내지 못한 채 타이브레이크에 돌입했다.
정현은 5-3으로 앞서가며 먼저 7점을 따면 승리하는 타이브레이크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지만, 스매시 실수를 범하면서 결국 5-7로 1세트를 먼저 내줬다.
2세트에는 정현의 발바닥에 문제가 생겼다.
올해 1월 호주오픈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와 준결승전에서 정현의 발목을 잡았던 오른발바닥에 다시 물집이 터진 것이다.
게임 스코어 1-2로 끌려가던 가운데 정현은 잠시 경기를 멈추고 치료를 받았지만, 곧바로 브레이크 당했다.
경기가 안 풀리는 데다가 몸 상태까지 완전치 않았던 정현은 1-4에서 다시 서비스 게임을 내주자 라켓을 내던지기까지 했다.
냉정한 경기 운영으로 해외 언론으로부터 '아이스맨'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정현에게서 보기 힘들었던 장면이다.
결국, 정현은 2세트마저 2-6으로 내주고 말았다.
3세트 들어 정현은 발바닥 통증 탓인지 스트로크가 흔들렸고, 활동 반경이 현저히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정현은 한 차례 브레이크에 성공해 마지막 투지를 보여줬지만, 동점 기회에서 치명적인 더블 폴트를 범한 걸 만회하지 못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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