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라임·버드 등 강자 탈락, 소규모업체 스쿠트·스킵 선정
NYT "파괴적 스타트업들의 '선(先)시장진입 후(後)사업허가 전략' 차질"
(서울=연합뉴스) 김현재 기자 = 근거리 교통수단으로 최근 미국 젊은 층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전기 스쿠터 시장에서 소규모 신생업체 스킵(Skip)과 스쿠트(Scoot)가 전통 강자와 거액의 투자를 받은 업체들을 제치고 승리를 따냈다.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시는 30일(현지시간) 두 달여 간의 심의 끝에 사업 승인을 요청한 12개 전기 스쿠터업체 가운데 이들 두 곳을 시범 사업 대상자로 최종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차량공유 시장의 강자이면서 최근 전기 스쿠터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우버와 리프트, 공유 스쿠터 업계 1, 2위인 버드, 라임의 승인 요청은 모두 거부됐다.
샌프란시스코 도시교통국(SAMTA)은 "결함이 없는 애플리케이션은 없었지만, 1년간의 파일럿 프로그램에 가장 강력한 제안서를 낸 두 업체를 선정하게 됐다"면서 "스쿠트와 스킵의 애플리케이션은 허가 조건을 충족시키겠다는 약속과 함께 안전하고 책임 있는 킥보드 공유 서비스를 운영할 높은 수준의 능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IT 전문매체 더버지는 "스킵과 스쿠트는 상대적으로 훨씬 작은 회사지만, 샌프란시스코시의 허가를 받게 됨에 따라 크게 성장할 동력을 얻었다"면서 "두 회사는 오는 10월부터 6개월 동안 각각 최대 625대의 전기 스쿠터를 운영할 수 있고, 그 이후에는 각각 최대 2천500대까지 숫자를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라임과 버드의 탈락은 이들이 올해 초 시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고 불법 영업을 하다 시민들의 숱한 불만을 산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더버지는 전했다.
SFMTA는 "지난 4월 11일부터 5월 23일까지 시 고객서비스센터에 스쿠터가 인도의 통행을 방해하고 위험하게 운행한다는 등의 민원이 무려 1천900건이나 접수됐다"면서 "시 당국은 시내 거리에 부적절하게 방치돼 있던 500여 대의 스쿠터를 압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그동안 시장에 우선 진입해 고객의 수요를 창출한 뒤 규제 당국과 사후 협상을 벌여왔던 우버, 에어비앤비와 같은 '파괴적 스타트업'들의 전략이 타격을 받은 사례"라고 평가했다.
우버는 사업자 선정 발표가 난 뒤 성명을 통해 "두 곳의 사업자만 허락한 시 당국의 결정은 시민들의 이동 옵션을 불필요하게 제한한 것"이라며 "우리의 우려를 SFMTA와 공유할 계획"이라고 실망감을 표시했다.
한편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시 당국이 같은 날 발표한 자전거와 스쿠터 시범 운영업체에는 버드, 라임, 리프트, 우버의 전기 스쿠터 자회사인 점프 등 강자들이 모두 포함돼 대조를 보였다.
이 두 도시의 전기 스쿠터 시범 사업자 발표는 올해 초부터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 산타모니카에서 불기 시작한 전기 스쿠터 열풍과 관련해 이들 시 당국이 새로운 규제를 마련한 뒤 처음 내놓는 것이어서 높은 관심을 끌었다.
kn020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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