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3선 김세연·원외 정오규 예측불허 대결…향후 한국당 변화 풍향계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김세연 국회의원과 정오규 원외 당협위원장이 후보로 나선 자유한국당 부산시당위원장 선거에서 투표권을 가진 대의원들의 표심은 어디로 갈까.
현상유지를 택할까, 아니면 큰 변화와 혁신을 원할까.
오는 5일 치러지는 한국당 부산시당위원장 선거는 향후 한국당 변화상의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역 3선의 김 의원이 차기 시당위원장이 되면 개혁의 폭이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보는 반면 원외 정 당협위원장이 되면 혁신과 변화의 폭이 예상보다 클 것으로 기대하는 이들이 많다.
김 의원은 최근 부산지역 기자들과 간담회에서 "당을 지켜오신 세대의 공로를 잊어서도 안 되고 젊은층도 당에서 안아야 한다"며 계파 갈등 해소와 세대통합을 기치로 내세웠다.
이는 차기 총선 등에서 부산지역 내 원로 국회의원을 예우하면서 한편으로는 새로운 인물 영입에 나서겠다는 의중으로 보인다.
이 때문인지 최근 중진의 A 의원 등을 비롯해 선수 높은 현역 국회의원들이 지역구 당협위원회에 '김세연을 밀어라'는 지시를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현역의원들의 김 의원 밀기가 선거권을 가진 1천469명 대의원에게 먹힐지는 미지수다.
대통령 탄핵과정에서 보인 분파주의와 무책임성, 대선패배 이후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현역에 대한 불신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젊은 당원들을 중심으로 현역 물갈이 등 혁신 없이는 차기 총선은 필패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경선에서 자칫 '당심의 반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 부산지역 정가의 분위기다.
'강한 야당'을 기치로 당내 혁신을 주장하고 나선 정 당협위원장의 도전에 상당수 당원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는 게 지역 정가 인사들의 전언이다.
정 당협위원장은 지난달 28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사람이 바뀌면 결과도 바뀐다'는 말이 있듯이 한국당 부산시당을 확 바꿔 강한 야당으로 만들겠다"며 "한국당 혁신과 변화의 물꼬가 부산에서 시작될 수 있도록 당원들의 지지를 당부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또 "비록 민주당이지만 부산 연제구의 김해영 의원이 최고위원이 되는 것을 보고 깨달은 바가 많다"며 "선거 때 만 되면 부려 먹고 버린 청년당원들을 꼭 챙기겠다"고 말했다.
그가 차기 시당위원장이 되면 21대 총선 때 '현역 물갈이론'이 힘을 얻고 신인 정치인 영입이 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부산지역 18개 지역구 당협위원회 가운데 현역이 당협위원장을 맡는 곳이 8곳, 원외가 7곳, 사고 당협이 3곳이다.
현역과 원외가 비슷한 만큼 예전처럼 현역이 일방적으로 유리한 구조는 아니어서 예측불허의 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보는 이가 많다.
두 후보의 선거형태도 판이하다.
김 의원은 현역 국회의원들의 도움을 받아 표를 모으는 '고공전'을 구사하는 반면 정 위원장은 대의원을 맨투맨으로 직접 공략하는 '지상전'을 펼치고 있다.
과거처럼 현역 위원장의 한마디에 대의원들의 표심이 정해진대로 갈지, 아니면 원외 당협위원장의 거침없는 도전에 변화와 혁신의 희망을 걸고 표를 던질지는 오는 5일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리는 현장 투표에서 가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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