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만에 처음"…시리아 정부군의 반군 거점 공격 앞두고 긴장 고조
미사일 순양함, 잠수함, 장거리 전략폭격기, 전투기 등 참여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시리아 정부군의 마지막 반군 거점 이들립에 대한 공격이 임박, 관련국들의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러시아가 시리아에 가까운 지중해에서 해군과 공군이 함께 참가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을 벌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시리아 정권을 지원하는 러시아 해·공군의 합동 훈련은 미국 등 서방의 시리아 정부군 공격 가능성을 염두에 둔 무력시위로 보인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코롤료프 러시아 해군 총사령관은 31일(현지시간) "다음달 1~8일 지중해에서 러시아 해군과 공군(공중우주군)이 합동훈련을 벌인다"면서 지중해에서의 해·공군 합동훈련은 지난 1991년 러시아가 옛 소련에서 독립한 뒤 처음이라고 밝혔다.
코롤료프 총사령관은 "이번 훈련에는 북해함대, 발트함대, 흑해함대, 카스피해 소함대 등과 장거리 폭격기 등이 참여한다"면서 "2척의 잠수함을 포함해 모두 26척의 군함과 34대의 군용기들이 참가하고 북해함대 소속 1만1천t급 미사일 순양함 '마르샬 우스티노프'가 기함(旗艦)"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전략폭격기 투폴례프(Tu)-160, 전략폭격기 Tu-95를 개조한 해상초계기 Tu-142, 또 다른 해상 초계기 일류신(IL)-38 등과 수호이(Su)-33 전투기, Su-30SM 전투기 등이 훈련에 투입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Tu-160은 핵탄두 장착 순항미사일로 무장한 장거리 전략폭격기로 최대 비행거리가 1만2천km가 넘는다.
Su-30SM 전투기는 러시아가 1980년대 말에 개발한 4.5세대 전투기 Su-30의 최신 개량형 모델로 지난 2012년 첫 비행을 한 바 있다.
코롤료프는 이번 훈련에선 "대함 및 대공 임무 수행, 해상 교신 보호, 해적 소탕 및 조난선박 지원 등의 과제가 이행되며 일반 미사일 및 포 발사 연습도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선박 및 항공기 운항 안전을 위해 훈련 지역은 사전에 위험 수역으로 선포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는 아사드 시리아 정부를 지원하는 러시아가 시리아에 인접한 지중해 파견 해상 전력을 함정 10척과 잠수함 2척까지 늘렸다고 보도한 바 있다. 신문은 이 같은 지중해 전력은 러시아가 2015년 9월 시리아 내전에 참전한 이후 가장 큰 규모라고 소개했다.
미국도 이들립 작전을 준비 중인 시리아 정부군에 대한 군사공격을 위해 중동 지역으로 순항미사일 탑재 구축함 등을 이동 배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군의 마지막 저항지인 시리아 북서부의 이들립주(州)는 옛 알카에다 시리아 지부에 뿌리를 둔 급진 조직 '하이아트 타흐리르 알샴'(HTS)이 60%를, 친(親)터키 반군이 30%를 통제하고 있다.
올 들어 다마스쿠스 인근 수도권과 남서부 국경지역을 탈환한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정권은 다음 군사작전 대상으로 이들립을 지목하고 공격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군을 지원하는 터키와 서방은 그러나 이들립에서 시리아 정부군의 본격적인 군사작전이 벌어지면 350만 명에 이르는 이들립 주민과 피란민에 '대재앙'이 벌어질 것이라며 작전에 반대하고 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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