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사업 부패·안전관리 부실 비난 여론에 총리가 경질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불가리아에서 17명이 숨진 버스 추락사고의 책임을 물어 장관 3명이 동시에 경질됐다.
불가리아 지역개발공공사업장관 니콜라이 난코프는 31일(소피아 현지시간) 소피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과 이바일로 모스콥스키 수송장관, 발렌틴 라데프 내무장관이 엿새 전 발생한 버스 추락사고의 정치적 책임을 지고 사임한다고 밝혔다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
라데프 내무장관은 "우리는 모든 정치적 책임을 받아들이고 물러난다"면서 "그러한 사고를 피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이달 25일 오후 5시께 수도 소피아에서 북쪽으로 약 40㎞ 떨어진 스보게에서 승객 40여명을 태운 버스가 폭우 속에서 도로를 이탈한 후 20m 비탈 아래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17명이 숨지고 20명 넘게 부상했다. 부상자 가운데 4명은 위중한 상태다.
사고 후 스보게 주민들은 이번 사고가 공공사업 부패와 부실한 도로 관리로 빚어진 '인재'라고 지적하며, 매일 항의 시위를 벌였다.
초기 수사 결과 사고가 난 도로는 최근 보수작업에서 기준에 미달하는 아스팔트가 쓰였으며, 해당 도로에서 사고가 잦아 정비가 필요하다는 민원이 제기됐는데도 후속 조처가 뒤따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차량 역시 노후한 데다 법정 안전점검을 받지 않은 채 운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고로 전반적인 공공 발주사업의 고질적 부패·부실과 구멍 뚫린 도로·차량 안전관리 등에 대한 비판 여론이 고조됐다.
비판 여론이 확산하자 보이코 보리소프 총리는 30일 이들 장관 3명에게 사임을 요구했다.
루멘 라데프 불가리아 대통령은 30일 "스보르게 참사로 공공 조달·건설 프로젝트의 병폐가 여실히 드러났다"면서 "책임을 묻지 않는 행태가 만연한데, 그로 인해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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