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북서부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명물 그리즐리 불곰(알래스카 회색곰의 일종)에 대한 사냥이 44년 만에 허용됐으나 법원이 사냥 개시 이틀 전에 제동을 걸었다.
미 몬태나 연방지방법원 데이나 크리스텐센 판사는 "정부가 그 동물(그리즐리 불곰)에 대한 연방 차원의 보호를 해제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14일간의 사냥 금지 명령을 내렸다고 미 언론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크리스텐센 판사는 "예정된 사냥에 의해 그 곰들에게 노출된 죽음의 위협은 사냥 시즌 연기를 정당화하기에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그리즐리 불곰 사냥에 반대해온 야생 보호론자들에게 잠정적인 승리를 안겨준 것으로 평가된다.
야생보호단체 와일드 로키의 마이크 캐리티는 NBC 뉴스에 "곰들이 바로 죽음에 직면하지 않게 법원이 충분히 판단할 시간을 벌어줬다"고 말했다.
앞서 와이오밍 주 사냥위원회는 지난 5월 만장일치 투표를 통해 올가을 옐로스톤과 그랜드 테턴 국립공원 남쪽과 동쪽 지역에서 그리즐리 불곰의 제한적 수렵을 허용하기로 했다.
수렵 허용은 1974년 이후 처음이며, 9월 1일부터 사냥이 시작될 예정이었다.
이는 미 야생보호국이 지난해 그리즐리 불곰을 42년 만에 멸종위기종에서 지정 해제한 데 따른 것이다.
라이언 징크 미 내무장관은 그리즐리 불곰의 서식지 확대와 개체 수 점증에 따라 멸종위기종 해제가 이뤄졌다면서 "수십 년간의 노력 끝에 위대한 보존에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환경보호론자들은 그리즐리 불곰의 개체 수 증대에도 먹잇감의 절대 부족과 무분별한 수렵의 위험 때문에 여전히 이들이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환경단체에서는 "사냥꾼들의 목표는 지구 상에서 가장 희귀한 동물을 죽이는 것인가"라며 "그리즐리 불곰을 그런 운명에 처하게 하는 건 수치"라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그리즐리 불곰은 1800년대 미국 내 개체 수가 5만 마리에 달했지만, 현재는 1천700마리 수준으로 줄었다. 그리즐리 불곰은 1975년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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