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금융팀 = 시중은행들이 건당 1억원이 넘는 개인사업자 대출이 본래 용도와 다르게 쓰이는지 점검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이 시중은행을 상대로 전세자금대출과 임대사업자대출 규제회피 사례를 현장 점검하는 것과 별도로 은행 차원에서 자체 조사에 나서는 것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최근 한층 강화된 '자금용도외 유용 사후점검 기준'을 내규에 반영하고 시행에 들어갔다.
자금용도외 유용 사후점검 기준은 은행연합회의 자율 규제로,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에 따른 풍선효과로 개인사업자 대출이 가계자금으로 유용될 가능성이 커지자 최근 전면 개정됐다.
우선 사후점검 대상이 되는 금액 기준을 기존 건당 2억원 초과에서 1억원 초과로 대폭 낮췄다.
A은행의 경우 개인사업자대출 90.7%가 사후점검이 면제되는 2억원 이하였다. 기존 기준이 너무 느슨하다는 지적이 나온 이유다.
대출자가 주택을 취득하면서 이를 개인사업자 대출 담보로 제공하면 대출금액과 관계없이 점검 대상이 된다.
이는 개인사업자 대출이 주택 구입에 쓰이는 것을 막으려는 조치다. 개입사업자 대출이 가계대출과 달리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같은 대출규제를 받지 않아 집을 사려고 개인사업자 대출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사업장 임차·수리 대출, 1년 이내 타금융회사 대환대출 등 종전에는 점검을 생략하는 대상이었던 일부 항목도 금액이 많으면 점검하게 했다.
시중은행들은 개정된 기준에 따라 개인사업자 대출을 받은 차주 중 사후점검 대상자들에게 계약서, 영수증, 계산서, 통장거래내역 등 대출금이 용도에 맞게 사용됐음을 증빙할 수 있는 자료 제출을 요구 중이다.
부동산임대업자 대출은 임대차계약서, 전입세대열람원, 주민등록표 등을 추가로 확인할 방침이다. 대출을 받아 구입한 주택이나 오피스텔이 실제로 임대됐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다. 기존에는 대출을 받아 임대용 부동산을 샀는지만 점검했다.
건당 5억원 초과 대출, 사업자등록증이 발급된 이후 3개월 이내 취급된 대출 등은 실제 현장 점검을 벌인다.
시중은행들은 증빙자료를 제출하지 않거나 대출금이 유용된 것으로 확인되면 해당 대출금을 즉시 회수하기로 했다.
이에 더해 대출 상환일로부터 1년간 신규대출을 내주지 않고 이후 또 유용이 적발되면 5년까지 신규대출을 제한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20일 이후 취급된 신규대출은 3개월 이내 사후점검에 들어간다"며 "현장점검은 대출을 취급한 해당 지점에서 건별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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