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는 아프간 출신 독일 거주허가증 소지한 19세 남성
(브뤼셀·서울=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이동경 기자 =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중앙역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사건의 용의자는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19세 남성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AFP통신 등 현지 언론이 1일 보도했다.
또 중상을 입은 피해자 두 명은 모두 미국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네덜란드 경찰 당국은 테러 가능성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수사를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전날 정오께 암스테르담 중앙역에서 흉기를 휘둘러 행인 2명을 다치게 한 뒤 경찰이 쏜 총에 하체를 맞아 현장에서 체포된 용의자는 아프가니스탄 출신으로 독일 거주허가증을 지닌 19세 남성이라고 네덜란드경찰이 밝혔다.
용의자와 두 명의 피해자는 치료를 위해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용의자가 총에 맞았으나 생명을 위협받을 정도는 아니며 두 피해자도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용의자를 병원에서 치료를 받도록 하면서 범행 동기 등을 캐묻고 있으며 이 남성이 독일 거주권이 있는 점을 감안해 독일 경찰과도 협조하기로 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용의자는 범행 때 백팩을 메고 있었으며 체포한 뒤 백팩을 조사했으나 의심스러운 물건은 없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전날 브리핑에서 범행 동기와 관련, "테러 가능성을 포함해 모든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흉기 공격을 당한 두 명의 피해자가 미국인으로 드러나면서 범행 동기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네덜란드 미국 대사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암스테르담 중앙역 흉기 난동 피해자 2명이 미국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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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관 측은 성명에서 "피해자 두 명 모두 네덜란드를 방문중인 미국인으로 알고 있다"면서 "두 사람은 중상을 입어 아직 병원에 있고, 우리는 두 피해자와 가족들과 접촉하고 있다. 조속한 회복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경찰 초기 수사에선 용의자가 현장에서 의식적으로 또는 뚜렷한 이유를 갖고 미국인 2명을 공격 대상으로 골랐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네덜란드는 지난 수년간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주요국가를 공포로 몰아넣은 테러 위협에서 다소 안전한 국가로 인식됐으나, 네덜란드 정보 당국은 테러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하는 등 대테러 경계태세를 늦추지 않아왔다.
한편, 네덜란드의 반이슬람 성향 극우파 정치인인 헤이르트 빌더르스 자유당 대표가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를 그리는 만화경연대회를 의회에서 열기로 한 것과 관련, 이번 사건 발생 하루 전인 지난달 30일 아프간 탈레반이 네덜란드군을 공격할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또 파키스탄에서는 1만명의 이슬람교도가 모여 만화경연대회가 '신성모독'이라면서 네덜란드와의 외교관계 단절을 촉구하는 등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빌더르스는 만화경연대회를 여는 것과 관련해 수차례 생명의 위협을 받았고 결국 계획을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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