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한국 찾은 북한 사격 선수단, 개회식에 박수 아끼지 않아
이낙연 국무총리 "북측 선수단, 즐거운 마음으로 환영한다"
(창원=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이후 4년 만에 한국을 찾은 북한 사격 선수단이 개회식에서 적극적으로 박수를 치며 즐기는 모습을 보여줬다.
2018 국제사격연맹(ISSF)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북한 선수단은 1일 오후 6시 경상남도 창원시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공식 개회식에 참석했다.
개회식 시작 시각에 딱 맞춰 가장 늦게 행사장에 도착한 북한 선수단은 흰색과 파란색, 붉은색이 들어간 단복을 입은 채 선수단 좌석에 앉았다.
개회식에 참석한 북한 선수단은 처음에는 침묵을 지켰다.
창원시립예술단의 문화 공연, 해군의장대의 총검술에도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얼어있던 북한 선수단을 깨운 건 케이팝이었다.
기수단 입장과 동시에 레드벨벳의 '빨간맛'이 흘러나오자, 15명의 북한 선수단은 노래에 맞춰 앉은 채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이윽고 인공기가 개회식장에 도착하자, 북한 선수단은 기립해 관객 환호에 답했다.
잠시 뜸했던 북한 선수단의 박수가 다시 터진 건 개최국 대한민국의 국기가 마지막으로 입장했을 때다.
이들은 태극기를 든 기수가 자리를 찾아갈 때까지 박수를 멈추지 않았다.
올해 스포츠는 평창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코리아오픈 탁구 단일팀, 아시안게임 카누와 조정 단일팀 등으로 남북 관계에서 평화의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에 참가한 북한 선수단이 태극기 등장에 박수를 보낸 건 평화가 가까워졌다는 걸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개회식 축사에는 한국을 찾은 북한 선수단에 대한 감사 인사가 이어졌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북측 선수와 임원이 함께 참가하셨다. 즐거운 마음으로 여러분을 환영한다"고 말하자 북한 선수단은 박수로 화답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가장 가까이 있지만, 가장 먼 길을 오신 북측 선수단 여러분께 따뜻한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허성무 창원 시장은 "북측 선수단 22명 참가로 이번 대회가 전 세계에 평화의 씨앗을 퍼트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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