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노조원이 주로 백인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다국적기업 노조가 사측이 흑인을 더 우대한다면서 "이는 노골적인 인종차별 행위"라며 파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글로벌 석유화학업체 사솔(Sasol)은 지난해 남아공 현지법인 지분 가운데 최소 25%를 흑인에게 넘겨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인 위주 연대노조는 이에 반발해 3일부터 시한부 파업에 들어간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노조는 홈페이지 성명을 통해 먼저 48시간 쟁의행위에 돌입하고 이어 회사의 대응을 봐가면서 최장 3주간 파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종차별 문제로 백인 노동자들이 파업에 들어가는 것은 남아공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흑인 노동자들만 이런 혜택을 받는 것은 부당하다며 백인 노동자들도 동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어 회사의 지분 매각 계획에는 백인과 외국 국적 노동자들이 배제돼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 대표 더크 허만은 "이런 어처구니없는 인종차별은 더는 용납할 수 없다"며 "백인 노동자들도 흑인 노동자들과 마찬가지로 존귀한 존재"라고 말했다.
노조는 사솔 남아공 현지법인에서 일하는 노동자 가운데 6천300명을 노조원으로 확보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사솔은 "흑인 노동자에 대한 지분 확대는 흑인의 경제 참여 확대를 유도하는 남아공의 법규를 지키려는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지분 매각을 통해 흑인 정규 노동자를 포함해 23만 명의 흑인 주주들이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아공에서 기업을 운영하려면 과거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 시대 충격 해소 차원에서 흑인에게 일정 부분 지분을 넘겨줘야 한다는 법률을 준수해야 한다.
사솔 측은 노조가 어느 수준으로 파업할지 현재로는 알 수 없지만, 파업에 따른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했다고 말했다.

kyung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