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살해' 혐의 인니 여성의 전 직장동료들 찾을 것"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될 증인을 찾는데 인도네시아 정부가 전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3일 일간 자카르타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외무부는 전날 기자회견을 하고 말레이시아 경찰의 증인확보 작업에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말레이시아 경찰은 이달 1일 김정남 살해 혐의로 기소된 인도네시아 국적자 시티 아이샤(26·여)의 인도네시아인 직장 동료들을 찾고 있다는 성명을 냈다.
라이사 린다 살마(24·여)와 데시 메이리신타(33·여)란 이름의 이 여성들은 현지 스파 마사지 업소에서 시티와 함께 일했으나 지금은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들은 시티가 쿠알라룸푸르 외곽 암팡 지역 호텔에서 경찰에 체포될 당시에도 같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랄루 무함맛 이크발 인도네시아 외무부 해외국민보호국장은 "그런데도 이 여성들이 경찰의 수사 보고서에 언급되지 않았고 증인으로 채택되지도 않았다. 이에 대해 변호인이 문제를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변호인들은 라이사와 데시가 증인으로 출석한다면 피고인들의 무죄를 밝히는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시티는 베트남 국적자 도안 티 흐엉(30·여)과 함께 작년 2월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남의 얼굴에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를 발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시티와 흐엉은 리얼리티 TV용 몰래카메라를 찍는다는 북한인들의 말에 속아 살해도구로 이용됐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들에게 VX를 주고 김정남의 얼굴에 바르도록 지시한 북한인 용의자 4명은 범행 직후 출국해 북한으로 도주했으나, 두 사람은 현지에 남았다가 잇따라 체포됐다.
변호인은 시티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촬영이 잘 돼서 재계약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글을 올렸으며 김정남이 숨진 사실을 모른 채 사흘 동안이나 평소처럼 직장에 출근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샤알람 고등법원은 이달 16일 몰래카메라 촬영을 위한 '장난'(prank)이란 주장이 성립될 수 없다면서 시티와 흐엉을 무죄 방면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현지에선 유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유죄가 인정되면 두 사람은 교수형에 처할 수 있다.
시티는 오는 11월, 흐엉은 내년 1월 증인석에 나와 직접 변론할 예정이다.
재판부는 그 이후 선고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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