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강제전학 불만' 中학부모들 파출소 습격…46명 체포

입력 2018-09-03 16:36  

'자녀 강제전학 불만' 中학부모들 파출소 습격…46명 체포
당국 '화들짝'…성정부 "강제전학에 규정 위반 있었나 점검" 민심 달래기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에서 자녀들의 원거리 강제전학에 불만을 품은 학부모들의 시위가 공안 파출소 습격 등 폭력 사태로 번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신장위구르자치구 등 소수민족 집단 거주지를 제외한 중국의 한족 거주 지역에서 공안 기관을 겨냥한 군중의 집단 폭력 사건은 이례적인 일이어서 중국 당국도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3일 중국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후난성 웨이양시 공안 당국은 2일 새벽 파출소에 몰려들어 공안을 공격한 혐의로 주민 46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
웨이양시 교육 당국이 관내 초등학생들의 '강제 전학'을 추진한 것이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됐다.
3일 새 학기 시작을 앞두고 웨이양시 교육 당국은 한 반에 최대 63명에 달하는 과밀 학급 문제를 해결하고자 1만여명에 달하는 초등학교 5∼6학년 학생들을 민간학교로 옮겨 교육받도록 했다.
그러나 해당 학교들이 원거리에 있는 탓에 어린 학생들이 주중에는 모두 기숙사 생활을 해야 했다.
또 준비 부족으로 새 학교와 기숙사 건물에서 유독 화학물질 냄새도 가득해 학부모들은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급기야 일부 학부모들은 1일부터 웨이양시 주요 도로를 막고 강제전학에 반대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고 집단 시위를 벌였다.
이에 공안은 시위 주동자들을 교통방해 등 혐의로 체포했다.
뒤이어 일반인들까지 가세한 성난 군중이 파출소로 몰려가 연행자 석방을 요구하며 벽돌과 맥주병 등을 던지며 과격한 시위를 벌이면서 사태가 커졌다.
이번 사건으로 공안 30여명이 부상하고 파출소 정문이 심하게 부서졌다.
사태가 심각하게 흐르자 후난성 당국도 개입에 나서 강제전학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면 책임자를 처벌하겠다면서 민심 수습을 시도했다.
후난성 공산당위원회와 성(省)정부는 성명을 내고 "군중의 민원을 진지하게 청취하고 합리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며 "이번 사건 중 규정 위반자는 조사해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번 충돌은 대중의 불신이 얼마나 빨리 불만으로 번질 수 있는지와 정부 관리들이 변화를 추진할 때 더욱 협력적이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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