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해고 통보받은 '학교보안관', 학생들이 지켜냈다.

일방해고 통보받은 '학교보안관', 학생들이 지켜냈다.
고양국제고 학생들, "아버지 같은 존재"

(고양=연합뉴스) 노승혁 기자 = 학교로부터 일방적으로 해고통보를 받은 비정규직 노동자(학교보안관)들이 재학생, 학부모들의 도움으로 직장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경기도 고양시 고양국제고교의 재학생, 졸업생 등으로 구성된 '고양국제고 보안관님 해직사태 해결을 위한 학생모임'(보통사람들)은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을 열어 '고양국제고 보안관님의 복직'을 촉구했다.



이들은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정규직화 계획에서 제외된 학교 보안관 두 분이 자리를 잃게 됐다"면서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정규직화 계획에는 허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시책 속 '정규직 직종'에 포함되지 못한 직종은 그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기관의 직접고용 대상자가 되지 못한다"며 "이 때문에 되려 노동자분들께서 일자리를 잃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경기도 내 학교에서 근무하시던 110여 명의 보안관이 이런 문제로 8월 31일 계약해지를 통보받았다"고 강조했다.
경기도교육청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심사에서 학교 시설 경비원, 안내원, 전화 상담원 등은 정규직 전환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학교 시설 경비 업무는 자원봉사 성격이 강해 특정 학교가 필요에 따라 간접 고용한 '학교 보안관'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경우 다른 학교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들은 용역업체 소속의 간접고용 비정규직으로 지난 6년간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8시 30분까지 격일제로 경비 업무 등을 맡아왔다.



학생들이 전교생 600명 중 541명으로부터 서명을 받아 보안관들의 해고반대 운동을 벌이자 경기도교육청은 한발 물러서 "보안관을 지금과 같은 근무형태로 근속시키는 것에 대해 제재를 가할 권한이 없다"며 "보안관을 재계약하는 것은 학교장의 재량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 운동을 주도한 권혁진(고양국제고 2학년) 군은 "우리 학교 보안관님들은 수년 동안 학교에 근무하시면서 경비 업무만 맡으신 게 아니었다"면서 "학생들에게 말 한마디라도 따뜻하게 건네주신 정말 '아버지'같은 존재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분들이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는 것이 말이 안 돼 재학생, 졸업생, 학부모, 학교가 부당해고 반대 운동을 벌이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ns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