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그림자 더 짙어진 지중해 난민루트…유엔 "위험 더 커져"

입력 2018-09-03 18:01   수정 2018-09-03 18:18

죽음의 그림자 더 짙어진 지중해 난민루트…유엔 "위험 더 커져"
해안경비대 단속 강화에 브로커들 악조건에도 배 띄워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리비아 해안경비대의 단속 강화로 지중해 루트로 유럽에 들어오는 난민 수는 줄고 있지만, 사망자 비율은 더 높아지고 있다고 유엔난민기구(UNHCR)가 3일(현지시간) 밝혔다.
UNHCR이 최근 펴낸 '죽음을 무릅쓴 여정'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지중해 루트에서는 난민, 이주자 등 2천276명이 숨졌는데, 비율상 42명이 유럽에 도착하는 동안 1명이 사망했다.
반면 올해는 1천95명이 숨져, 18명이 유럽 땅을 밟는 동안 한 명이 사망하는 비율을 보였다. 6월 한 달 동안에는 7명이 도착할 동안 1명이 숨졌다.
사망자 수는 감소했지만, 무사히 유럽땅에 도착하는 수에 비해 지중해에서 숨지는 비율은 높아진 셈이다.



뱅상 코슈텔 유엔난민기구 지중해 담당 특사는 "리비아 해안경비대의 감시 활동이 강화되면서 난민 브로커들이 점점 더 위험한 상황 속에 난민, 이주자들을 배에 태워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난민, 이주자들을 계속 붙잡아두면 비용이 들기 때문에 브로커들이 이들을 위험한 상황 속에서도 배를 띄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리비아 해안경비대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출발을 막거나 지중해에서 구조한 난민은 1만8천400여 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유럽으로 들어온 이들의 수는 82% 급감했다.
유엔난민기구는 유럽행 보트에 타기 위해 리비아에 가는 과정에서도 많은 이들이 숨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코슈텔 특사는 "배에 타려다가 실패하면 열악한 구금 시설로 보내지는데 많은 사람이 실종된다"며 "민병대나 인신매매조직에 팔리기도 하는데 고용주들은 이들에게 대가를 지급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난민구조선 입항을 거부하는 사태가 벌어진 유럽에 대해 난민 숫자가 통제 가능할 정도로 급감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며 죽음을 무릅쓴 여행의 근본적인 문제를 직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영상 로이터 제공]

minor@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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