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열기에 가계대출 급증…주택대출 약 2년만에 최대↑

입력 2018-09-04 07:07   수정 2018-09-04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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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열기에 가계대출 급증…주택대출 약 2년만에 최대↑
5대은행 가계대출잔액 552조…개인사업자대출도 한달새 2조↑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김경윤 한혜원 기자 = 부동산 시장 활황 속에 주택 구매를 위해 대출을 끌어쓰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주요 시중은행 가계대출 규모가 550조원을 훌쩍 넘겼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552조3천92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무려 4조6천549억원 늘어난 수치다.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전월 대비 증가액이 평균 2조7천756억원에 그쳤던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큰 증가 폭이다.
이처럼 큰 폭으로 늘어난 배경에는 부동산 활황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증가가 자리하고 있다.
지난달 말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전월보다 2조8천770억원 늘어난 392조2천794억원이었다.
증가액은 2016년 11월(3조1천565억원) 이후 약 2년 만에 가장 많았다.


지난달 서울 집값은 무서운 속도로 치솟으면서 부동산 열기가 한층 뜨거워졌다.
KB부동산의 월간 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월보다 1.17%, 지난해 동월보다는 7.37% 올랐다.
주간 증가 폭은 8월 첫째 주 0.28%에서 둘째 주 0.45%, 셋째 주 0.72%, 마지막 주 0.92%로 성큼성큼 뛰어오르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중위 가격은 7억7천935만원을 기록했고, 단독주택과 연립주택을 합친 전체 주택 중위 가격도 6억2천969만원에 달했다.
이처럼 서울 집값이 빠르게 오르자 조급해진 매수자들이 따라붙으면서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난 셈이다.
특히 전세자금대출 등을 통한 우회 수요도 많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전세자금대출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 대상이 아니고 공기업의 보증 덕에 대출이 손쉬워 주택 매매 자금조달에 쓰이는 경우가 왕왕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세부 항목 가운데 전세자금대출의 증가폭이 두드러졌다"며 "부동산 시장이 뜨거워지면서 전세자금대출까지 끌어 쓰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도 전세자금대출을 주택 구매에 유용하는 사례가 많아지자 이를 주시 중이다.
최근 보유 주택 수와 소득에 따라 주택금융공사의 전세대출 보증을 불허하겠다는 초강수를 두려는 움직임을 보인 바 있다.
전세대출과 더불어 자금유용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개인사업자 대출도 크게 늘었다.
5대 시중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은 215조657억원으로, 전월보다 2조717억원 증가했다.
증가 폭은 지난 3월 2조2천108억원을 기록한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컸다.
시중은행은 개인사업자 대출이 부동산 시장에 흘러들어 간다는 우려 때문에 최근 강화한 '자금용도 외 유용 사후점검 기준'을 내규에 반영하고 자체 현장점검에 나서고 있다.
이외에도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03조5천70억원으로, 전월보다 9천97억원 늘었으며, 개인 집단대출 잔액은 전월보다 8천917억원 증가한 123조3천396억원으로 나타났다.


heev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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