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유럽연합(EU)의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내년 자신의 임기가 끝나면 외교·안보대표 재선임에 나서지 않을 것을 3일 시사했다.
모게리니 대표는 이날 브뤼셀에서 열린 EU 대사 회의에서 후임자에게 업무를 잘 정리해서 넘기기 위해 향후 1년간 열심히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EU 외교·안보 대표는 집행위로부터 독립성이 보장되지만, 임기는 장클로드 융커 위원장이 이끄는 다른 집행위원들과 함께 내년 10월에 끝나게 된다.
모게리니 대표는 "우리는 올해 할 일이 많다. 무엇보다도 지금까지 우리는 많은 일을 해왔지만 이런 일들은 깨지기 쉬운 만큼 이를 잘 보전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또 우리 임무를 잘 마무리 지어야 하고, 내년에 나를 이어서 이 자리를 맡게 될 사람이 영광과 기쁨으로 이 자리를 맡게 하려면 할 일도 많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 외교부 장관 출신인 모게리니 대표는 지난 2014년 41세의 나이에 EU의 외교·안보 고위대표에 올랐다.
그는 동유럽 국가들로부터 경험이 부족하고 러시아와 가깝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EU 회원국들이 더 긴밀히 협력하고 효과적으로 군사비를 지출하도록 하기 위한 방위협정을 체결하는 등 EU의 안보 체제를 상당 정도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그는 지난 2015년 이란의 핵 개발 프로그램을 동결하고 국제사회는 이란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는 핵 합의인 '포괄적 공동행동 계획(JCPOA)'을 체결하는 데 있어 주도적 역할을 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일방적으로 핵 합의 탈퇴를 선언하고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재부과하고 나서 모게리니 대표의 최대 업적이 시련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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