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1·2학년은 숙제 없애고 3-6학년은 1시간에 끝낼 양만" 지시
중학생 70%·고교생 80% 근시…시 주석 "시력저하 방치해선 안 돼"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중국 정부가 심각한 어린이 근시를 예방하기 위해 전국 학교에 학생들에게 내주는 숙제의 양을 제한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인터넷에서는 공부 부담이 줄어든다며 환영하는 의견이 다수 올라오고 있지만 "부모가 공부를 시키기 때문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부정적 의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일 NHK에 따르면 중국 교육부는 지난달 30일 어린이 근시 예방책을 시행하도록 전국 학교와 의료기관 등에 통보했다. 교육부는 통지에서 읽기와 쓰기가 필요한 숙제는 초등학교 1, 2학년생에게는 아예 내주지 말라고 지시했다. 3학년부터 6학년생에게는 1시간에 끝낼 수 있는 양으로 제한하도록 했다. 중학생의 경우 1시간 반에 끝낼 수 있는 정도의 숙제를 내도록 했다.
또 야외활동을 늘리고 공부 이외 목적의 스마트폰이나 PC 사용은 하루 1시간 이내로 제한하도록 했다.
중국 정부에 따르면 중국 중학생의 70%, 고교생의 80%가 근시다. 중국 어린이의 시력저하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한다.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은 교육부 통지가 나가기 전인 지난달 28일 "(어린이 시력저하는) 대단히 중요한 문제"라면서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의 이번 지시에 대해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는 "공부에 대한 압력도 근시의 원인일지 모른다. 학업부담을 덜어주는 건 좋은 일"이라며 환영하는 글과 함께 "숙제가 없어도 부모가 억지로 시키기 때문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부정적 의견이 올라오는 등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고 NHK가 전했다.
중국 교육부는 같은 날 재정부 등 8개 부처와 공동으로 아동과 청소년의 시력 보호와 근시 예방을 위해 온라인 게임 총량제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국가신문출판서가 주도하는 이 규제에는 미성년자의 게임 이용시간을 제한하도록 하는 한편 신규 온라인 게임 운영수량을 규제하고 연령등급 표시 적합성을 심의하기로 하는 내용이 들어있으나 구체적인 게임 규제내용은 발표되지 않았다.
lhy501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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