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중앙역에서 지난달 31일 한낮에 흉기 난동을 벌인 범인은 네덜란드 사람들이 이슬람교를 모욕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현지 언론이 4일 보도했다.
네덜란드 검찰은 흉기 난동을 일으킨 아프가니스탄 출신 독일 거주자 자웨드 S.가 경찰 초기 수사에서 범행 동기에 대해 이같이 진술했다고 밝힌 것으로 네덜란드 언론 매체 'nu.nl'이 전했다.
검찰에 따르면 자웨드 S.는 수사에서 "네덜란드 사람들은 자주 (이슬람교 창시자인) 선지자 모하메드와 코란(이슬람 경전), 이슬람과 알라신을 모욕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자웨드 S.는 경찰 수사에서 반(反)이슬람을 공개적으로 주장하는 네덜란드의 극우성향 포퓰리스트 정치인 헤이르트 빌더르스 자유당(PVV) 대표를 언급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빌더르스 대표는 최근 이슬람 선지자 모하메드를 그리는 만화경연대회를 의회에서 열기로 했다가 수차례 생명의 위협을 받았다며 계획을 취소했다.
이와 관련, 흉기 난동사건 발생 하루 전인 지난달 30일 아프간 탈레반은 네덜란드군을 공격할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고, 파키스탄에서는 1만 명의 이슬람교도가 모여 만화경연대회가 '신성모독'이라면서 네덜란드와의 외교관계 단절을 촉구하는 등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자웨드 S.는 경찰 수사에서 빌더르스 대표가 취소한 만화경연대회에 대해선 거론하지 않았다고 검찰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빌더르스 대표는 트위터에 글을 올려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은 우리의 삶의 방식과 자유를 증오한다"면서 "그들은 자웨드 S.처럼 이슬람에 대한 비판에 폭력으로 답한다"고 적었다.
검찰은 자웨드 S.가 다른 사람들과 이번 사건에 대해 공모한 단서는 찾지 못했다며 단독 범행일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네덜란드 법원은 전날 경찰이 추가 수사를 위해 자웨드 S.의 신병을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며 2주간 구금 연장을 신청한 것을 받아들였다.
한편, 자웨드 S.의 흉기 공격을 받고 다친 두 명의 미국인 관광객은 계속 병원에 입원한 가운데 치료를 받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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