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고 있니' 광주·전남 단체장 절반 이상 검찰 조사 중

입력 2018-09-05 10:32  

'떨고 있니' 광주·전남 단체장 절반 이상 검찰 조사 중
전체 단체장 29명 중…선거법 위반 15명·변호사법 위반 1명 등 16명
벌써부터 현직 단체장·입지자 물밑 신경전…행정 공백 우려도


(광주=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6·13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민선 7기 광주와 전남 단체장 가운데 절반 이상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거나 일부는 재판이 진행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사범 공소시효는 6개월이라는 점에서 올해 말까지 재판에 넘겨지는 당선자가 상당수 있을 것으로 보여 당선 무효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광주지방검찰청에 따르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는 단체장은 모두 15명,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수사 선상에 오른 단체장은 1명이다.
광주·전남 단체장 29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수사를 받는 셈이다.
2명은 이미 결심공판까지 끝나고 선고공판만을 앞두고 있다.
경선에 앞서 불법으로 당원을 모집한 혐의로 기소된 김삼호 광산구청장은 지난달 29일 결심공판에서 징역 2년이 구형됐다.
이윤행 함평군수도 자신의 치적을 홍보하고 현직 군수를 비판해달라는 취지로 지역 신문사 창간 지원금 5천만원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돼 최근 징역 2년을 구형받았다.
김 구청장은 다음달 1일, 이 군수는 오는 17일 선고공판이 예정돼있다.
지방자치단체장은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무효가 된다.
선거법 위반 등으로 고발된 나머지 13명은 검찰 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경선을 앞두고 당원 명부를 유출, 신년 문자메시지를 보내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수사가 진행 중이다.
장석웅 전남교육감은 선거에서 전교조 소속 교사들이 불법 선거운동을 했다는 의혹과 연루된 상태다.
서대석 서구청장은 공공기관 발주사업 수주 로비, 승진 청탁 명목으로 돈을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를 받아 최근 검찰에 사건이 넘겨졌다.
유두석 장성군수는 가족이 유권자에게 돈을 건넸다는 혐의를, 이승옥 강진군수는 주민에게 명절 인사장을 보낸 혐의를, 권오봉 여수시장은 상대 후보를 무고한 혐의로 고발돼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전동평 영암군수는 허위사실 공표 등 혐의로, 정현복 광양시장은 선거공보물과 문자메시지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구충곤 화순군수도 선거구민과 함께 일명 '용봉탕 회식'을 한 혐의로 수사를 받는 등 지역 단체장 절반이 검찰 수사라는 문턱을 넘어야 할 형편에 놓였다.
검찰은 공소시효 만료일인 12월 13일까지 관련 수사를 모두 마무리 짓기 위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편 경선 과정에서 ARS 녹음파일을 일반 유권자에게 보내 지지를 호소,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를 받은 김영록 전남지사는 지난달 16일 무혐의 처분을 받아 한숨을 돌렸다.
이들 단체장에 대한 검찰과 법원 판단에 따라 재·보선을 치러야 할 수도 있는 까닭에 해당 지역 공무원과 주민들은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벌써 재·보궐선거를 겨냥한 입지자와 현직 단체장의 물밑 신경전도 벌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절반이 넘는 단체장들이 수사 선상에 오르면서 행정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 한 관계자는 "수장이 수사와 재판을 받느라 정신없는데 제대로 일을 할 수 있겠느냐. 그 피해가 고스란히 주민에게 넘어가게 됐다"면서 "단체장 하차로 인한 재·보궐 선거비용을 원인 제공자가 부담하는 규정을 신설하는 등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선 6기에서는 노희용 동구청장, 김철주 무안군수, 박철환 해남군수, 이용부 보성군수가 선거법 위반으로 중도 낙마했다.
cbebo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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