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서류로 훈련비 받은 의혹…정씨 측은 "증거 없어" 반박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박근혜 정부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22)씨가 승마 국가대표 시절 대한승마협회로부터 받은 훈련비를 돌려달라는 소송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승마협회는 지난 3월 정씨를 상대로 1천900여만원의 부당이득금을 반환하라는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승마협회가 반환을 요구한 돈은 정씨가 2014∼2015년 국가대표 자격으로 받은 각종 수당이다.
당시 정씨는 선수촌 밖에서 훈련하면서 선수수당, 급식비 등 훈련 보조금을 승마협회로부터 받았다.
그런데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진 이후 국회의 요구로 감사원이 문화체육관광부와 산하기관 감사를 벌인 결과 정씨에게 훈련 수당이 부당하게 지급된 사실이 확인됐다.
수당을 받기 위한 증빙·청구 서류 가운데 서명이 일치하지 않거나, 일부는 이른바 '막도장'이 찍혀 있어 실제 누가 신청했는지 확인할 수 없는 경우가 있었다.
또 훈련결과 보고서에 장소나 날짜가 명확히 적혀 있지 않거나, 기한 내에 제출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이런 감사 결과에 따라 감사원은 부당 지급한 돈을 환수하도록 요구했고, 정씨가 이를 돌려주지 않자 승마협회는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정씨 측은 "정씨에게 이 돈을 돌려줄 법적 책임이 없고, 훈련비 반환을 요구하는 과정에 절차적 문제도 있었다"며 "감정적 소송"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5일 서울중앙지법 민사1002단독 강영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속행 변론에서 정씨 측 변호인은 "1996년생인 정씨가 훈련비를 받을 당시에는 미성년자였으므로 돈을 받았다면 법정 대리인이 받았을 것"이라며 "정씨가 실제로 이 돈을 받았다는 증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다른 선수들도 훈련비 청구 서류에 비슷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따져 봐야 한다"며 "감사원이 요구한 대로 재조사를 하거나, 환수 조치를 심의 의결했다는 서류도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내달 말 다시 변론기일을 열고 양측의 주장을 정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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