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급등에 민생고 심화…물자부족 우려도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미국이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탈퇴하고 지난달 7일 대이란 제재를 복원한 여파로 이란 화폐의 가치가 폭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정오를 기준으로 이란 리알화의 시장 매매 환율은 미국 달러당 1만4천650 리알까지 치솟았다.
미국이 제재를 재개한 지난달 7일(9천250 리알)과 비교하면 무려 한 달 새 58.4%나 리알화의 가치가 추락한 셈이다.
달러화 대비 리알화의 환율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이달 들어서만 닷새 만에 32% 올랐다.
특히 이란 중앙은행 총재가 1일 물가 급등을 우려해 시장에 보유 외화를 되도록 풀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리알화 가치 하락이 가속하는 흐름이다.
이란 정부는 시장에서 사설 환전소 등에서 비공식으로 매매되는 달러화가 전체의 3%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수출입 업자가 직접 교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며 시중 환율 급등의 영향이 무시할 만하다는 입장이다.
이란 중앙은행이 고시하는 공식환율은 달러당 4만2천 리알로 격차가 크다.
그러나 시중에서 이란 리알화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물가 상승이 이어져 서민층의 민생고가 심각해지고 있다.
이란 통계청에 따르면 7월 23일부터 한 달간 사과 가격이 39% 오른 것을 비롯해 오렌지 30%, 닭고기가 29%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모두 85% 안팎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통계청은 지난 한 달간 가격이 내린 식품과 생활필수품이 하나도 없다고 발표했다.
환율이 오르면서 수입도 부진한 데다 이란 정부가 수입을 엄격히 규제하는 바람에 물자가 부족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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