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 감시단체·시리아 국영매체 "이들립 남·서부 밤새 포격"
러 "이들립 급진조직 정밀타격"…민간단체 "어린이 등 주민 13명 숨져"
반군 지휘관 "터키, 무차별 공습 막으려 설득 중"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시리아 반군의 마지막 주요 거점 이들립을 놓고 러시아·시리아군이 본격적인 공세를 예고한 가운데 이들립에서 이틀 연속으로 포연이 솟았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시리아 북서부 이들립에 4일(다마스쿠스 현지시간) 밤부터 이튿날 오전까지 포격이 계속됐다고 보고했다.
시리아 국영 매체도 군이 이들립의 서쪽과 남쪽 외곽을 포격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군은 전날 이 지역에서 공습을 재개했다.
이날 러시아 국방부는 이들립 공습 사실을 시인했다.
러시아 정부는 일반 주거지역이 아니라 '급진' 조직 '자바트 알누스라'의 무기시설만 정밀하게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옛 알카에다 시리아지부에 뿌리를 둔 누스라는 개명과 군소조직 통합을 거쳐 우산 조직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의 이름으로 활동한다.
그러나 러시아정부의 설명과 달리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어린이 5명을 포함해 민간인 13명이 숨졌다고 집계했다.
러시아 정부는 이날도 이들립이 '테러조직'의 소굴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시리아군이 소탕작전을 펼쳐야 하는 정당성을 역설했다.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소유 매체 알아라비야는 시리아 내 이란 병력이 이들립으로 이동했다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들립 공세가 '며칠 안에' 시작될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알아라비야는 전했다.
이들립에는 동구타와 다라 등 다른 지역에서 퇴각한 반군과 가족 140만명을 비롯해 약 290만명이 산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키르기스스탄을 방문하고 귀국하는 기내에서 터키 취재진에 "이들립에서 미사일 비가 쏟아지면 끔찍한 학살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일간 휘리예트 등 터키 매체가 5일 전했다.
전력에서 절대적 열세인 반군은 터키가 대대적인 군사작전이 전개되지 않도록 러시아를 설득하기를 바라고 있다.
러시아·이란·터키 정상은 7일 테헤란에서 시리아내전 종식을 위한 회담을 할 예정이다.
최근 터키 정부는 이들립 반군에 러시아 등과 협상 경과를 공개하면서, 알레포나 동(東)구타에서 벌어진 무차별 공습은 벌어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과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터키는 러시아·시리아군의 '테러조직 소탕작전' 자체를 막지는 못했지만 그 수위를 낮추는 데 주력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반군은 또 이들립 내 터키군 주둔이 러시아·시리아군의 폭주를 막는, 일종의 '인계철선'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를 걸고 있다.
터키군은 이들립에서 12개 초소(관측소)를 운영하며 휴전을 감시하고 있다.
'자유시리아군'(FSA) 계열 반군 조직 지휘관 압둘 하킴 알라문은 로이터통신에 "터키의 존재가 이들립이 제2의 (다마스쿠스 동쪽) 구타나 (남서부 국경지역) 다라가 되는 것을 막을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말했다.
[로이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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