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이 파김치' 디섐보 3차전 출전 강행은 "약속을 지키려"

입력 2018-09-06 09:30   수정 2018-09-06 11:39

'심신이 파김치' 디섐보 3차전 출전 강행은 "약속을 지키려"
PGA 플레이오프 3차전 실익 없어…"쉬고 싶지만 약속 깰 수 없었다"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정말 피곤하다. 이 대회를 건너뛸까도 생각했지만, 약속을 깰 수 없었다"
요즘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플레이오프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는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다.
그는 플레이오프 1차전 노던 트러스트에 이어 2차전 델 테크놀로지스 챔피언십 마저 제패했다.
플레이오프가 도입된 이후 12년 동안 플레이오프에서 2승을 거둔 선수는 9명에 이르지만 1, 2차전을 거푸 우승한 선수는 2008년 비제이 싱(피지)과 디섐보 둘 뿐이다.
단 2주만에 324만 달러(약 36억원)의 상금을 벌어들인 디섐보는 1천만 달러의 보너스가 걸린 플레이오프 정상에 가장 가깝게 다가섰다.
7일(한국시간)부터 열리는 플레이오프 3차전 BMW 챔피언십에 출전하는 디섐보는 지금까지 아무도 이루지 못한 플레이오프 3연승이라는 진기록에 도전한다.
하지만 디섐보의 BMW 챔피언십 출전은 상금 말고는 의미 있는 실익이 없다.
디섐보는 BMW 챔피언십 결과에 상관없이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챔피언십에 페덱스컵 랭킹 1위로 출전한다.
BMW챔피언십에서 우승한다고 해서 디섐보가 플레이오프 우승이 확정되는 것도 아니다.
싱이 1, 2차전을 내리 우승해 일찌감치 플레이오프 정상을 확정 지어 김이 빠진 2008년 이후 PGA투어가 제도를 바꿨기 때문이다.
3차전과 4차전 우승 가운데 하나만 고르라면 디섐보는 당연히 투어챔피언십을 선택할 것이다.
디섐보는 BMW 챔피언십을 앞두고 "2주 연속 우승한다는 건 정말 기분 좋은 일이지만 심신은 파김치가 됐다"고 털어놨다.
같은 경기라도 우승 경쟁이 치열하면 선수는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느라 체력은 물론 정신적으로 몹시 피로해진다. 2주 연속 우승이 어려운 이유다.
디섐보는 BMW 챔피언십 불참을 고려했다. 지친 심신으로 좋은 성적을 내기도 쉽지 않은 데다 좋은 성적을 내도 얻을 게 없기에 휴식을 취하면서 투어챔피언십에 대비해 컨디션을 조절하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출전을 강행한 그는 "도저히 출전을 취소할 수 없었다. 대회를 주최하는 BMW, 팬, 그리고 이 대회를 후원하는 업체들에 출전한다고 약속했다. 그걸 깰 수는 없다"고 밝혔다.
디섐보는 "'나 피곤해서 이번 대회 쉴래'라고 말하는 건 아주 쉽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난 3연승을 하고 싶다"고 강한 승부근성을 드러냈다.
올해 가장 뛰어난 경기력을 보인 선수 69명을 상대로 우승에 도전하는 그는 "확률로 보면 우승 가능성이 낮은 건 사실"이라면서도 "지난 2차례 대회 때처럼 샷을 잘한다면 기회는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kh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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