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스파이 암살시도' 연루 러 총정찰국 장교 기소 뒤 "모든 수단 동원"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영국 검찰이 '러시아 이중 스파이' 암살시도 사건 용의자로 러시아 정보당국 소속 장교 2명을 지목해 기소한 가운데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이 기관을 상대로 사이버전쟁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 총리는 5일(현지시간) 하원에서 전직 러시아 이중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 암살 시도 사건과 관련, 러시아 정보기관인 총정찰국(GRU) 소속 장교 2명을 기소한 사실을 언급하며 GRU에 대한 '전쟁'을 선포했다.
메이 총리는 GRU를 상대로 "우리 국가 안보기관들 전반이 보유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익명의 정부 소식통들을 인용, 메이 총리가 언급한 '수단'에는 사이버전쟁이 포함될 것이 확실시된다고 보도했다.
더타임스는 메이 총리가 언급한 GRU를 상대로 한 작전에는 내부 통신망을 교란하고 금융제재를 가하는 등의 수단이 동원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GRU의 첩보활동을 지원하는 러시아 기관이나 기업들도 영국 당국의 작전 대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문은 메이 총리가 이와 관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협의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도 상황을 설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도 메이 총리가 GRU를 겨냥한 비밀작전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 그러한 작전에는 사이버전과 첩보활동, 금융제재, 여행금지 등의 수단이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영국 검찰은 러시아인 알렉산드르 페트로프와 루슬란 보쉬로프를 살인공모와 살인미수, 화학무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들은 영국에 기밀을 넘긴 혐의로 고국 러시아에서 복역하다가 풀려난 전직 러시아 이중스파이 스크리팔(66)과 딸 율리야(33)에 대한 암살을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스크리팔 부녀는 지난 3월 영국 솔즈베리의 한 쇼핑몰에서 러시아가 군사용으로 개발한 신경작용제 '노비촉'에 중독돼 쓰러진 채 발견됐다가 치료를 받고 퇴원해 현재 영국 정부의 보호 아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ong07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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