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막말로 수차례 구설에 오른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이번에는 해외 순방 중에 자국민을 비난하는 말을 해 논란이 예상된다.
6일 GMA 뉴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스라엘을 방문 중이던 지난 4일 현지 기업인과 교민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마약과의 전쟁, 반군 소탕 상황을 설명하면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또한 필리핀 사람"이라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자신의 뜻을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자국 내 부유층을 겨냥했다.
그는 "나는 부유층과 어울리지 않고 그들을 적으로 여기지는 않지만 좋아하지도 않는다"면서 "그들은 나의 행동을 불쾌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들은 '두테르테는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면서 '어느 곳에도 가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고 주장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스라엘을 방문하기 직전인 지난달 30일 필리핀 세부에서 "다바오 시에서 강간 사건이 많다고들 한다"면서 "아름다운 여성이 많이 존재하는 한 강간 사건은 벌어지기 마련"이라고 말해 거센 비난을 받았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성폭행 문제에 관한 농담과 여성 비하 발언으로 여러 차례 구설에 올랐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그가 2016년 대선을 한 달 앞둔 유세에서 내뱉은 말이다.
그는 1989년 다바오 시에서 발생한 교도소 폭동을 언급하며 "수감자들은 모든 여성을 성폭행했고, 그중에는 호주 선교사도 있었다"면서 "그녀의 얼굴을 봤을 때 나는 안타까웠다. 그녀는 정말 아름다웠고, 나는 시장이 먼저 해야 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두테르테는 집단 성폭행을 당하고 살해되기까지 한 호주 여성을 비하한 이 발언에 대해 호주와 미국 대사가 강하게 비판하자 "입 닥쳐라"며 외교관계 단절까지 거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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