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지에도 성추문에 떨어진 무어 "성범죄자로 취급당하며 고통받아"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기자 = 지난해 12월 미국 공화당의 '텃밭' 앨라배마 주연방 상원의원 보궐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나섰다가 성 추문에 휘말려 낙선한 로이 무어(71)가 자신을 조롱했던 TV프로그램 진행자와 방송사를 상대로 9천5백만 달러(955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무어는 TV 정치풍자쇼 '후 이즈 아메리카(Who Is America)'의 진행자 겸 프로듀서인 사샤 배런 코언과 이 프로그램을 내보낸 케이블TV채널 '쇼타임', 그리고 쇼타임의 모기업 CBS방송이 자신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정신적 고통을 안겼다며 이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5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법원에 제출된 소장에서 무어는 코언이 자신의 명예를 실추시켰으며, 특히 자신이 이 프로그램에서 성범죄자와 소아성애자로 묘사되면서 극심한 고통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무어는 자신의 이스라엘 지지에 대해 이스라엘 방송국이 공로상을 줄 것이라는 안내를 받고 지난해 2월 워싱턴DC를 방문해 인터뷰에 응했으나, 모두 속임수였다고 말했다.
특히 자신을 인터뷰한 사람은 이스라엘의 대테러 전문가가 아니라 코언이었다면서, 프로그램 녹화 중 코언이 '소아성애자 탐지 장비'라고 주장하는 센서를 시연하는 등 자신을 마치 성범죄자처럼 대했다고 주장했다.
AP통신은 코언 측이 이번 피소에 대해 즉각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극우 성향의 판사 출신인 무어는 앨라배마 주 상원의원 보선에서 낙승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선거운동 기간 미성년자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면서 인지도가 낮은 민주당 더그 존스 후보에게 불과 1.5%포인트 차이로 석패했다.
무어는 1979년 자신의 집에서 당시 14세 소녀의 몸을 더듬는 등 10대 여성 4명을 추행 또는 성희롱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 같은 선거 결과는 성추문에도 불구하고 무어를 공개 지지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도 정치적 타격을 입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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