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당신의 삶은 어떤 드라마인가요'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우리에게 일상이고 삶인 드라마는 우리의 상상이 만들어낸 환상이면서 동시에 우리의 욕망이 담긴 현실이다.
2012년 구상문학상 젊은작가상을 받은 실력파 신인 소설가 김민정이 신간 '당신의 삶은 어떤 드라마인가요'를 통해 여러 장르의 한국 드라마를 가감없이 분석했다.
한류 열풍 하면 한국 드라마, 한국 드라마 하면 멜로다. 한국 드라마가 외국에서도 사랑받는 비결은 어찌 보면 '뻔한 설정'을 기반으로 하는 인물 유형과 서사 패턴이다.
작가는 이러한 상투적인 구성이 진부함에 빠질 위험도 있지만, 반복된 경험을 통해 시청자에게 기대감과 만족감도 준다고 봤다.
한국 멜로 드라마는 사랑, 연애, 결혼 세 가지 키워드를 기본으로 하되 황혼 로맨스와 재혼, 불륜, 동성애, 청소년의 성, 정신질환 등 '금기'로 여긴 소재들이 결합한 게 대부분이다.
홈드라마 역시 가족의 사랑, 화해, 용서를 통해 가족애를 회복하고 그것의 중요성을 깨닫는 과정을 담는 게 대부분이다. 또 사회적 이슈나 당대 관심사를 가장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이야기로 풀어내는 대중성이 인기요인이다. 물론 혼외관계, 출생의 비밀, 이복남매간 사랑, 불치병 등 '막장코드'를 장착하면서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말이다.
그런가 하면 최근에는 다양한 종류의 판타지를 담은 드라마도 많다. 누군가와 사랑하고 싶다는 로맨틱한 상상부터 세상을 변화시키고 싶다는 현실 비판적 문제의식까지 다양한 욕구의 발로이다.
작가는 판타지극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상의 영상화로, 비현실적 설정을 시청각적으로 재현하는 것이 무엇보다 큰 과제라고 짚었다.
범죄 수사극은 추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지적 쾌락을 자극해 시청자를 수사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하는 특징을 지닌다. 범죄 이야기와 그것을 해결하는 수사 이야기가 중심 서사를 이룬다.
작가는 "미국 드라마가 수사관의 전문성이 드러나는 전문직 드라마 성향이 강하다면 한국 드라마는 수사의 전문성을 중점적으로 다루기보다는 우리 사회에 숨은 권력들의 힘과 그들이 행사하는 부조리한 일들을 드러내는 정치 드라마 성향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아시아 펴냄, 216쪽, 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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