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추석인데] ④ "이번 명절에는 '시金치'빼고 잡채 만들어야죠"(끝)

입력 2018-09-07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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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추석인데] ④ "이번 명절에는 '시金치'빼고 잡채 만들어야죠"(끝)
채솟값 급등에 소비자들 '장보기 겁나'



(대전=연합뉴스) 김소연 기자 = 추석을 20일가량 앞둔 지난 5일 대전 한 대형마트.
시금치, 상추 등이 놓인 채소코너 앞 소비자들의 손이 유난히 머뭇거렸다.
소비자들은 채소를 이리저리 쳐다보다가 가격을 한 번 확인하더니 다시 한번 꼼꼼히 살폈다.
큰맘 먹고 사는 채소에 혹시 '흠'이라도 있을까 이리저리 쳐다봤다.
그러면서도 선뜻 장바구니에 채소를 넣는 소비자는 많지 않았다.
대형마트에서는 '물가 고공행진'이라는 말이 실감 날 정도였다.
시금치는 말 그대로 '시金치'였다. 한 팩에 8천580원으로 1만원에 육박했다.
소비자 조모(55)씨는 "요즘 장보기가 겁난다"며 "이것저것 담으면 10만원 넘기 일쑤인데, 막상 장바구니를 보면 먹을만한 게 별로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조씨는 "특히 시금치는 너무 비싸 올해 명절 시금치를 빼고 잡채를 만들 생각"이라고 한탄했다.
명절 음식에 돈이 많이 든다고 '김치나 먹자'고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무를 비롯한 채소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이 마트에서 판매되는 무는 한 개에 3천480원이었다.
사과는 7∼8개를 묶어 9천900원에 판매했는데, 너무 작고 곳곳에 상처가 나 있어 사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혹시나 싸게 살 수 있을까 싶어 다른 대형마트 온라인 쇼핑몰 들어가 '가격 추적 애플리케이션'을 켜봤다.
이 온라인몰에서 시금치 한 봉지가 현재 7천990원인데, 같은 제품이 지난달 8일까지만 해도 겨우 1천490원에 판매됐던 것으로 애플리케이션 상에 나타났다.
같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지난달 초 1천990원이었던 무 가격은 3천990원으로 1개월 새 두 배가 뛰었다.
이처럼 채소 등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추석을 앞둔 소비자 고민이 커지고 있다.
소비자 근심은 통계로도 확인됐다.
지난 4일 발표된 8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농산물가격은 1년 전보다 7.0% 올랐다. 전달(7월)과 비교하면 채소 가격은 무려 30.0%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6년 9월 33.2% 이후 최대 상승 폭으로, 시금치(128.0%), 배추(71.0%), 무(57.1%), 파(47.1%), 상추(40.5%), 양배추(85.5%) 등의 가격이 급등했다.
지난 봄 이상저온과 여름철 기록적 폭염 탓이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평년보다 일찍 추석 용품 수급안정대책을 추진하기로 한 데다 농산물 출하량도 늘면서 추석 장보기가 그리 부담스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는 재래시장에서 올해 추석 차례상에 올릴 품목을 구매할 경우 4인 가족 기준으로 23만3천800원이 들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추석 때(23만8천800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대형마트에서 사면 재래시장보다 6만원 정도 비싼 29만6천원이 들 것으로 한국물가정보는 내다봤다.
soy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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